매일신문

한보 로비 어디까지

"여야 막론 '돈맥' 연결 가능성"

한보그룹의 로비력은 어느 정도였으며 로비의 손길은 어디까지 닿았을까.

한보철강 부도사태 이후 천문학적 대출규모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보그룹의 로비력과 로비대상에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야당이 한보그룹 특혜의혹의 배후 인물로 신한국당을 비롯한 여권의 고위인사들을 지목하고있는데다 이를 둘러싼 갖가지 '설'이 나돌게 됨에 따라 그 진위여부도 화제가 되고 있다.한보측의 로비 대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兆)단위의 대출은 실세의 입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단은 여권 실세들이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야당이 한보 배후인사로 이른바 '2(청와대)+2(신한국당)' 등 여권 4인방을 지목하고 있는 것이나,신한국당 ㄱ, ㅅ, ㅊ, ㅈ의원 등을 거론하고 있는 것도 우선은 여기에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야권 또한 한보그룹의 특혜 대출과 관련해 그렇게 자유롭지만은 못할 것이라는 게 정가의지배적인 시각이다.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의 평소 돈 씀씀이가 상상을 초월하는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나름대로 인맥을 형성해왔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도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특히 정총회장이 특정 정당에 대해 집중적인 로비를 하기보다는 의원 개개인, 그것도 여야를 막론하고 영향력있는 의원들에게 후원회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은밀히 자금을 건네주는 등 지원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신한국당 재정담당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우리는 지난해 정총회장 등 한보그룹의 핵심인사들로부터 재정지원을 전혀 받은 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다만 당내 일부 실세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는데 대해서는 "여권에 타격을 주기위한 야당의 상투적 수법"이라면서도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서는 정총회장의 평소 무차별 자금살포 양태에 비춰 야권의 ㄱ, ㄱ의원 등 일부 영향력있는 인사들에게도 정치자금이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25일 "지난 선거때 한보측으로부터 자금제공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공개함으로써 정총회장이 은밀하게 여야의원 모두에게 손을 뻗쳤을 가능성을 짙게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