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의 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이미 거액을 받은 정치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등 한보의 정치권 로비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들의 경우 오히려 재산이 줄어든 의원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의원들은 15대 국회 임기개시 직후인 지난해 5월30일 신고한 재산을 해가 바뀜에 따라 그 변동내역을 적어 지난달 31일까지 국회 사무처에다 경신했고 그 상세한 내역은 1개월 뒤 발행할 '국회공보'를 통해 소상히 공개된다.
그러나 6일 이처럼 신고를 마친 지역의원들의 재산변동 상황을 본인 또는 보좌진을 통해 일일이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종전과 달리 상당수 의원들이 줄어든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신한국당 소속의원들의 경우 지난해 1천3백34억원을 신고, 최고액을 기록했던 쌍용그룹 사주인김석원의원은 주가 하락에 따라 10억원이, 병원을 운영중인 박시균의원은 의료장비 구입비로 7억원이 줄어들었다. 또 이상배의원은 상속 및 증여에 따라 3억9천만원이, 사조참치 사주인 주진우의원은 주가하락과 대출금 상환 등으로 3억6천만원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박헌기의원, 박세직의원등도 각각 4천5백만원과 5천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련에선 박구일의원이 구설수에 오르던 군산지역 땅을 기증함으로써 7억원이 감소한 재산을신고했다고 밝혔으며 이정무, 박준규, 안택수의원등이 각각 3억2천만원, 5천2백만원, 3천만원이 줄어든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2명의 지역의원들 중 10명이나 재산이 줄어 들었다고 신고한 셈으로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국회의원인'탓'에 오히려 재산을'탕진'하는, 일반의 예상을깬 역설적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헌기의원의 준 재산은 지구당운영비 등 의정활동비때문이란 것이고 박세직의원 또한 상임위활동 뒷받침을 위한 세미나개최 등이 그 이유다.야당의 경우는 더 심하다.
자민련 원내총무를 맡고 있는 이정무의원도 당직과 관련된 활동비 지출로 그만한 재산이 달아났다는 설명이고 박준규, 안택수의원 또한 마찬가지. 이같은 양상은 여타지역에서도 정도의 차이는있지만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변호사업을 병행하고 있음에도 재산 감소를 신고한 한 의원은'당연한것 아니냐'는 반응. "지구당을 관리하는데 월 1천5백만원에서 2천만원은 든다. 일년이면 1억8천만~9천만원 정도가소요되는 것이다. 수입은 세비와 변호사 수임료, 후원금정도지만 세비는 개인활동비로 사용하면변호사 수임료로 연 8천만~9천만원을 벌고, 후원금으로 5천만원 정도를 충당한다고 해도 매년 4천만~5천만원은 적자가 난다" 그러면서 그는 "변호사라도 하니까 그나마 재산 감소분이 이 정도에 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련의원의 한 측근은 특히 야당 소속의원들의 재산감소 현상이 수량 모두에서 여당보다 더 심각한 것과 관련, "경제가 어려운 데다 의원의 권위가 자꾸 떨어지는 어려움속에 특히 야당의원들에게 후원금인들 제대로 들어올 리 있느냐"며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국회 법사위원장인 강재섭의원이 변호사 개업을 서두르는것을 보면 저간의 사정을 짐작할수 있는 것아니냐고 반문했다.반면 자민련 이의익의원은 부동산 명의변경에 따라 1억8천만원, 박철언의원은 예금이자소득 증대로 7천9백만원이 늘어났고 신한국당 백승홍, 민주당 권오을의원 등은 세비수입으로 각각 2천만원과 7백만원이 늘어났다. 나머지 의원들은 거의 재산변동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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