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연휴 수놓는 극장가

이번 설날 연휴 대구극장가는 우리영화 4편이 선전을 하는 가운데 톰 크루즈의 멜러물 '제리 맥과이어'와 에비타 열풍을 몰고온 마돈나 주연 '에비타', 산드라 블록의 '러브 앤 워'등 외화가 맞붙은 형태. 특히 대구출신 이창동감독과 한지승감독의 '초록물고기'와 '고스트 맘마'가 인기를 끌어 주목을 받고 있다.

▨에비타

아르헨티나 후안 페론대통령의 부인 에바 페론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영화. 시골처녀의 사생아로 태어나 나이트클럽 댄서, 라디오 성우, 영화배우등을 거쳐 퍼스트레이디의 지위에 오른 에바페론역으로 마돈나가 캐스팅, 화제를 모았다. 에비타의 장례식과 페론의 선거유세, 근로자의 시위장면등 초대형 군중신이 볼만하며 특히 할리우드에 입성하면서 빛을 잃어가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혁명주의자 체 게바라역으로 나와 모처럼 만에 매력을 발산한다.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카미트먼트'등 음악영화에 진가를 발휘해온 알란 파커의 연출솜씨가 돋보인다. (자유1,2관 상영중)

▨초록물고기

한 젊은이의 사랑과 죽음에 관한 슬픈 이야기를 축으로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군상들의 삶을리얼하게 묘사한 문제작. 제대해 고향으로 가던 막동(한석규)은 기차에서 미애(심혜진)와 우연한만남을 갖는다. 그러나 그녀는 조직의 보스 태곤(문성근)의 애인. 태곤은 미애를 통해 막동을 수하에 두고 막동은 그를 위해 견제책을 쓰는 대보스 양길을 죽인다. 양길의 죽음이 알려지자 그의부하들이 막동을 쫓고 화면은 붉은 페인트를 칠한듯 피투성이가 된다. 한국식 느와르의 수작이란평을 듣고 있다. (씨네 아시아 상영중)

▨고스트 맘마

깜찍한 귀신 아내 최진실의 끔찍한 남편 사랑이 줄거리. 김승우가 애면글면 아내를 못잊어 하는남편으로 나온다. 갓 결혼한 이들 부부의 행복은 인주(최진실)가 교통사고로 아들 다빈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나면서 끝난다. 그러나 인주는 남편에 대한 사랑때문에 저승에 가지 못하고 유령이된다. 남편 지석(김승우)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 인주. 결국 질투도 하지만 아들 다빈을 위해 마음씨 착한 은숙(박상아)에게 아내의 자리를 내주려 한다. 아내의 지순한 사랑에 의해 죽음까지 뛰어넘는 순애보가 웃기면서도 찡한 멜로영화. (대구극장 상영중)

▨불새

최인호 원작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리메이크작. 야심에 가득찬 한 젊은이의 성공을 향한 야망과좌절을 그리고 있다. '모래시계'에서 보디가드로 출연,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렸던 이정재가 야망을 위해 영혼까지 팔아야 했던 남자 이영후로, 4년만에 영화에 출연한 손창민이 나약하면서도 오만한 재벌2세 강민섭역으로 출연한다. 영후는 마카오의 한 도박장에서 민섭을 만난다. 그러나 민섭과 함께 마약을 하던 영후의 여자친구가 죽으면서 이들의 고리가 연결된다. 영후는 민섭에게시체를 유기하자고 하고 시체를 가방에 넣어 바다에 버린다. 감독은 '김의 전쟁' '테러리스트'의김영빈. (아카데미 상영중)

▨제리 맥과이어

톰 크루즈가 모처럼만에 출연한 달콤한 로맨스 영화. 출세 가도를 달리던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는 어느날 갑자기 해고통보를 받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진실한 관심이란 요점의 리포트가 문제된 것. 벼랑끝에 몰린 제리가 회사를 떠나려는 찰라, 한 여자가 따라 나선다. 승부욕과 일에 대한 집착으로만 살아온 제리는 티없이 맑은 영혼을 가진 그녀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다. 톰 크루즈는 이 영화로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있다. (씨네 아시아 상영중)

▨러브 앤 워

오랜만에 접하는 전쟁속에 펼쳐지는 사랑의 대 서사시. '무기여 잘 있거라'의 여주인공 실제 모델인 간호사와 여덟살 연하의 어니스트 헤밍웨이와의 사랑을 그린 실화에 기초한 드라마. 1차대전당시 18세 풋내기 종군기자 헤밍웨이(크리스 오도넬)는 부상으로 병원에 이송된다. 간호사 아그네스(산드라 블록)를 보자마자 그는 사랑에 빠진다.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신과 고풍스런 이탈리아의 풍광, 젊음의 '사랑향기'등이 새로운 맛을 던져 준다. 감독은 '간디'의 리처드 어텐보로.(만경관 상영중)

이외 성이 바뀐 고등학생의 해프닝을 유쾌하게 그린 '체인지'와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성룡 영화 '나이스 가이', 경이로운 곤충들의 세계를 밀착 촬영한 '마이크로 코스모스'가 설연휴 대구 극장가를 수놓고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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