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뛰는 커리어우먼-재미의학박사 강반씨

'바퀴벌레 알레르기'를 세계 의학계에서 처음 보고한 여의사.

미국 인명록에 오른 대구여성.

미국 캔터기주립대 내과 평생교수.

강반(58). 경북여고를 2년만에 졸업한 강씨는 34년전인 지난 63년 2월 경북대 의대를 졸업, 그해3월에 미국 의사자격시험에 합격한뒤 영어도 못하면서 겁도 없이 훌쩍 뉴욕으로 날아갔다.한 미국의사의 인도로 숙소에 도착한 3일후부터 고생스럽기로 유명한 미국 인턴 생활을 시작한그는 손짓 발짓으로 미국사람들속에서 67년 레지던트까지 마치고 73년에는 시카고의대 조교수로발령받았다.

"옛날에는 한국에도 바퀴벌레가 많았고, 돈벌레라고까지 불렀잖아요. 미국에도 바퀴벌레가 없는곳이 없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 세상 어디나 있고 원자폭탄이 터져도 살아남을 만큼 바퀴벌레의 생존력은 강한데 특히 도시내부의 고층 혹은 복합건물에는 바퀴벌레의 밀도가 높다.

이런 환경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콧물 감기 축농증 피부염 천식 기관지염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그중에서도 행여 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 나타나면 고질적일 뿐만 아니라 발작이 심한 경우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응급실 치료를 필요로하며 사망률이 높은 병이다.

"70년대 초에 천식의 일종인 '이너시티 아즈마'가 바퀴벌레 알레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표한 뒤로 미국뿐 아니라 남아메리카 프랑스 스페인 이스라엘 심지어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바퀴벌레알레르기가 보고되었습니다. 미국립보건연구소(NIH)에서 연구비까지 책정되었지요"강박사는 시내사는 사람이 교외사는 사람들보다 천식률이 많을뿐 아니라 그중 50~80%%가 바퀴벌레에서 생산된 알레르기라는 것을 밝히는데 성공했으며 남편 여웅연박사(캔터키주립대·핵의학과)와 나란히 미국 인명록에 올라있다.

의대생 시절 아침 일찍 나와서 교실도 정리하고 잡일도 하던 생리학교실의 선배이던 여박사와 결혼, 신혼의 단꿈에 젖기도전에 미국으로 먼저 날아갔던 그는 지난 84년 여성으로서 첫 한인의사회 회장을 맡았고, 이때 시카고에 있는 6개 의대에 재학하던 한국인 2세 학생들의 교류모임인 캄사(KAMSA)를 만들기도 했다.

"전 늘 어려울때마다 어머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이겨낼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할 뿐입니다. 살다보면 힘든 일도 생기지만 억지로라도 웃다보면 정말 웃을 일이 생기는 법이지요"고향 냇가에서 흔히 보는 하얀 조약돌로 뒷뜰에 한국지도를 그리고 대구 위치에는 빨간 단풍나무를 심어둔 강박사는 아직 경상도 사투리를 많이 써 친구들로부터 '인간문화재'라는 소리를 듣곤한다.

"한 개인이 세계인으로 굳건히 서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힘이 드는데 이러한 힘은 자기를 안이후에야 온다"는 강박사는 한국사람들이 자기를 알 수 있는 첫 걸음이 우리의 언어와 문화가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미국에 세계적인 한국인을 심는데 힘이 되고 싶다고 전한다.〈崔美和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