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鳶).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헤집었을게다.
전쟁때 연락수단으로 개발됐다는 것이 정설로 돼있지만 인간세상의 요망함과 부질없음을 아래로하고 하늘높이 날아 세상을 굽어보며 유유히 떠다니는 연을 보면 날 수 없음을 한탄하게 된다.김성화씨(49).
연에 빠진지 13년째.
스승인 김대승씨(82.전통비연 연구회장)의 꾸지람과 격려가 끊임없지만 푹 빠지지 못한 죄책감에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연살을 잡을 때마다 손은 흥분으로 떨리고 마음은 이미 드높은 하늘사이를 떠다닌다. 마냥 날고싶은 동심이 된다.
"처음부터 연을 만들자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전통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한번쯤 접해봐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선생님을 찾아 연 제작작업을 도운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됐습니다"사실 연을 만드는 작업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홑연인 방패연과 창작연으로 나눠져 만드는 방법이 차이난다. 특히 스승의 영향을 받은 김씨는주로 창작연을 만드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다.
연살. 방패연의 경우 머릿살, 장살, 중살, 허릿살, 기둥살등 5개정도다. 연살은 3년생 대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고탄력 플라스틱을 쓰기도 한다. 마디사이가 긴 것을 최고로 치며 적당한 크기로 잘라 그늘에 말린다. 마디부분은 강도가 약해 열처리 후 굽힘 탄력 및 강도를 측정, 조정해야 하는등 가공때 정성이 든다.
연종이는 주로 닥나무가 주원료인 한지를 쓴다. 창작연은 100%% 나일론 천이나 비닐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운치는 한지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창작연은 춘향 이도령연처럼 특이한 형태로만들거나 1백50개에까지 이르는 비연형태로 만들기 때문에 2백~3백m 상공에 이르면 풍압이 세찢어지거나 연이 크게 상하기 때문에 한지는 잘 견디지 못한다. 연종이에는 다양한 그림이 새겨진다. 방패연에는 전통문양이 그려지고 창작연에는 지은이에 따라 다양한데 주로 날짐승인 제비공작 까치 독수리 학등이 새겨진다.
연줄은 주로 나일론 줄을 사용하는데 끊어먹기 싸움연(경기연) 줄은 사기를 입혔으나 최근에는연마용 금강석 가루를 먹여 줄을 튼튼하게 한다.
연줄을 감는 얼레는 4각, 6각, 8각이 있지만 직접 제작하지는 않는다.
연을 만들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을 잡는 것. 크기와 각 살의 중심을 정확히 잡아 방줄을 매게되는데 연이 비상정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방패연은 하루에 10개쯤 만들지만 창작연은 특이한 형상이 많고 비연형태 1백개이상 제작하기 때문에 보름에서 한달까지 걸리기도 하는 대작이 많다.
스스로 반풍수라고 생각하는 김씨에게는 여러가지 희망사항이 많다.
80개가 넘는 전통문양 연을 모두 재현하고 싶고 그동안 수집한 자료로 연에 대한 입문서를 만들어 보급, 확산시키고 싶다. 무엇보다 예술성을 추구하게 되는 창작연을 보존하는 작업이다. 스승인 김옹의 장기이기도 하지만 판로가 별로 없어 시의 지원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대구 무형문화재라도 지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연 속에는 어린이의 순수함만이 있고 그 순수함은 세상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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