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소평사망-한반도 정세·지역경제

"개혁·개방 지속…내륙진출 노려봄직"

▲장:등소평체제는 한마디로 중국적인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소위 '1개중심, 2개 기본점'이 대원칙이었다. 1개중심이란 정책적인 목표로 21세기까지 미국에 대적할 수 있는 초강대국을 건설하는 것이고, 2개 기본점은 사회주의 기본노선에는 변함이 없으면서 대외적으로는 개혁개방정책을 수행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중국의 대아시아정책은 과거 중국이 갖고있던 전통적인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근본적으로는 한반도의 갈등을 원치않고 있다. 북한의 황장엽비서 망명문제만 보더라도 남북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않는 해결책을 모색하고있다. 한반도의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등소평사후에도 대한반도의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안정궤도

▲최:오는 10월 15전인대(全人大)까지는 중국의 외교정책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의 독주를 막겠다는 중국의 새로운 전략이 이때쯤 제시될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등소평 사망이 당장 외교적인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함:등사망으로 강대국인 미국의 이익과 중국의 이익이 상충할것은 뻔하다. 등의 사망이 이미 예견된 것이라 하더라도 후계체제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업인들은 불안을 느낄것이다.▲장:그러나 정치적으로는 그렇게 불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연해주와 중부, 서부지역으로 대별되는데 가장 경제가 발달한 지역이 연해주고 서쪽으로 갈수록 낙후돼있다. 농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곳은 중부지역이다. 연해주에 비해 상대적 빈곤감을 많이 느끼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벌써부터 빈부격차를 줄이기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따라서 지금은 농민들이 폭동을 일으킬 요인은 거의 없다고 본다.

소수민족정책도 마찬가지다. 현재 위구르지역과 티벳지역이 다소 문제시되고있으나 핵심부에 영향을 줄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소수민족에 대해서는 이미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고있고 중앙정부가 과도할 만큼 지원을 해주고있어 중앙정부에 반감을 가질정도는 아니다. 그만큼 정치는 안정돼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요즘도 사흘이 멀다하고 중국 투자유치단이 지역경제계를 방문하고있으나 중국은 여전히 '천의 얼굴'이다. 지역의 많은 기업인들이 중국에 진출해있지만 어려움이 있을때마다 그때그때 임시변통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중국을 경험했고일부는 철수까지 하고있다. 그만큼 중국을 알고있다는 얘기다.

등사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홍콩지역이다. 홍콩은 현재 중국으로의 간접수출 창구역할을 하고있어 등사망으로 인해 권력공백기가 있다면 경제규제가 느슨해져 간접수출은 일시적으로 늘어날것이다. 섬유수출이 주종인 지역으로서는 반짝경기를 기대해볼수도 있음직하다.*섬유 "반짝경기" 기대

▲함:현재 지역기업들은 중국진출에 적극성을 띠지못하고있다. 그런데 만약 중국이 정권을 안정시키는데 1-2년씩 걸린다면 중국진출 지역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아직까지 중국은 당간부들이 외국기업을 관리, 보호해 주고있다. 최근 외국기업에 대한 강경책이 고개를 들고있는데 정권안정기간이 길어진다면 지역기업은 '자진철수'도 생각해야한다.

▲장:개인적인 견해로는 그런 심각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낙후의 원인이 생산성하락에 있다는 사실을 잘알고있다. 자본주의를 일부 도입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기위한 것인데 국내투자기업에 대해 함부로 전략을 수정하지는 못할것이다.

▲최:등사망이후 대구기업의 중국진출은 당분간 주춤해질것이나 문제는 등사망보다 홍콩의 중국반환이 지역에서는 더 이슈라고본다.

▲장:홍콩반환은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것으로 분석된다. 직교역보다 간접교역이 많은 홍콩이 중국에 흡수돼 체제정비차원에서 간접무역을 없앤다면 우리로서는 엄청난 손실이 될것이며 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본다. 따라서 지역기업도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착실히 수립해 나가야할 것이다.

▲최:등사망은 돌발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심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물론 권력이양을 눈여겨 보면서 홍콩의 관세부과문제,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등의 변수를 고려해야할것이다. 그동안단순 노동집약산업의 중국진출 형태에서 벗어나 기술집약적인 산업의 진출을 늘리고 연해중심에서 내륙지방으로의 투자확대도 감안해야한다. 최근 대구시가 주축이 된 심천 청계진공단에 대구전용공단이 설립된것은 계획공단으로서 성공한 케이스로 지목되고있다.

▲박:상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들의 경제개혁은 피할수없는 현실이다. 70년대후반 성장위주정책에서최근 안정위주의 긴축정책으로 돌아섰지만 자본주의 시장요소는 여전히 가미되고있다. 지역의 수출이나 투자도 현재추세대로 진행될것이다. 96년도 대구경북지역에서 중국에 직접수출한 액수는11억9천만달러로 지역수출의 중국시장비중이 8%%나 된다. 92년말현재 지역의 대중국투자는 1백82건에 약2억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에서 건수면에서는 55%%, 금액면에서는 20%%를 차지하고있다.

*중앙·지방알력 새변수

▲장:중국은 95년부터 기발한 정책을 쓰고있다. 지방자치제 성격인 '촌민위원회'제도를 도입한것이다. 최하급행정단위인 마을동네에 여론을 수렴할수있는 위원회를 만들어 민주주의를 독특한 방식으로 시험하고있는 셈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서양에서도 일찍이 없었던 제도로 국제적인 이목을 끌고있다.

▲함:중국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알력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변수다. 염색공단에서 매년 중국으로부터 석탄을 수입하는데 항구까지 이동하려면 3개성을 지나야한다. 지금은 중앙정부의 입김이 센 형편이라 별문제가 없지만 지방정부가 득세를 하면 3개성으로부터 각각 통행허가를 받아야할 지경이다. 중국내 지방자치의 성숙이 우리에게 반드시 이로운 것은 아니다.▲장:여기서 강택민이 권력을 장악했을 경우를 가정해볼 필요가 있다. 등소평은 '빵'으로써 국민들을 단합시켰는데 강택민은 '반부패투쟁'을 기치로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 등소평이상의 폭넓은 국민적 지지를 얻기위해 부정부패추방을 앞세울 것이다. 또 황장엽사건은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생각한다. 남한기업의 북한진출을 가속화시켜 긴장완화를 도출하려는전략에 황장엽사건은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중재가 다소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된다.

*평소 문화교류 강화를

▲최:등사망은 결론적으로 조그마한 변화에 지나지 않지만 대구기업인은 중국을 거점별로 연구하고 평소 문화교류를 강화하는등 관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할것이다.

▲박:남북경협 증대차원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야한다. 경제계는 자매결연사업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함: 중국은 상해를 무역중심도시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있어 앞으로 홍콩의 성격이 많이 달라질것이다. 지역경제계의 변화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리: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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