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하산

이제 얼마 있지않으면 또 선거철이다. 우후죽순처럼 왔다가는 철새정치꾼들이 절집까지 들락날락하면서 종교를 가장한 표밭갈이가 한창이다.

그러나 과거를 유추해보면 권력이 얼마나 무상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체육관대통령으로 명성을 날렸던 전직대통령과 또 그의 후임 대통령이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또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았던 현 대통령도 아들문제로 골머리를앓고 있다. 자신이 마치 왕세자인양 착각했던 그 아들은 또 얼마나 권력이 무상한지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을게다.

권력이란 여론의 지지로부터 나온다. 총구에서 권력이 나오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권력을 향한 후보군들의 아귀다툼들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또 설사 대통령이 된들 얼마 있지않아 내려올 고행의 하산길이 고달프지 않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고 무슨 일을 하는 대통령이 될 것인가 이다. 최근 정국을분석한 신문보도에 따르면 아마 현대통령도 퇴임후를 몹시 걱정하는 모양이다. 민주화운동시절산을 몹시 좋아했던 그는 산을 내려오면서 "산처럼 정상에 올랐으면 내려올 줄도 알아야 한다"고말했던 적이 있었다.

이제 산을 내려와야할 시점에 이른 백발의 대통령은 자신이 뱉었던 그 말을 누구보다도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조용했던 여론들이 금세 비난의 화살이 되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수척해진 대통령을 보면서'권력이 뭐길래'하는 의구심을 서민인 우리는 떨쳐버릴 수 없다. 대통령이 되어보겠다고 분주한대통령후보군들은 전현직대통령들이 겪고 있는 현재의 고통을 거울 삼았으면 한다.〈법왕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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