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의 2세 경영인들

"창업주 그늘 벗고 미래로 뛴다"

부모보다 못한 아들은 없다(?).

2세 경영인들. 부도난 한보, 삼미 등 일부 대기업들이 '2세대'에서 시련을 겪고있지만 지역의 2세경영인들은 대부분 창업주의 뜻을 받들어 기업을 반석위에 올려 놓은 주역들이다.창업주가 근검절약으로 기업을 일으켰다면 이들은 진취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학업을 마치고 가업을 잇기 위해 현장에서부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아왔거나 다른 일에 종사하다가 업(業)을 이어받아 현재는 특출한 경영수완을 발휘하고 있고 지역사회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지역정서로 인해 2세경영인들이 아직 제뜻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기업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일도 더러 있다"는 경제단체 임원 ㅇ씨의 지적처럼 창업주의 '그늘'에 가려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2세체제로 돌입한 섬유업종의 대표적인 기업은 동국무역, 갑을, 성안, 범삼공, 달성견직. 갑을의박창호 회장은 지난 82년 창업주 박재갑 회장이 타계한 후 경영일선에 나선 뒤 해외진출을 적극추진, 사세를 키워왔다. 동국무역은 백욱기명예회장의 아들 4형제가 모두 경영일선에 나선 경우.장남 문현씨가 동국방직, 2남 인현씨가 동국무역 생산관리총괄 사장, 3남인 민현씨는 나다무역, 4남 보현씨는 동보섬유를 맡고 있다. 성안의 박용관 회장 아들 상태씨는 탁월한 국제감각을 기반으로 서울무역부 담당사장, 상원씨는 성안염직과 성안합섬의 사령탑에 앉아있다.범삼공의 홍종윤 사장은 지난 83년 20대 후반의 젊은기수로 사장직을 맡아 기업내실 다지기에 주력. 달성견직의 안도상 회장은 교편을 잡던중 지난 70년에 대표이사에 취임했으며 견직물조합 이사장을 역임했다.

유통업계의 양대축인 화성산업과 대구백화점은 대표적인 2세체제. 창업주가 생존해 있지만 화성의 이인중 총괄사장과 건설담당 이홍중 사장은 형제경영인으로 기업을 급성장 시킨 주역이다. 대백의 구정모 사장은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있으며 현재 백화점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자동차부품업계는 2세체제가 정착된 대표적 업종. 삼립산업의 이충곤 사장은 지난 78년 경영일선에 등장한 인물로 현재 대구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평화산업의 김종석 사장은 지난 87년 경영권을 이어 받았으며 평화발레오 김상태 사장은 김상영회장이 지난 90년 작고한 뒤 경영에 나서 계열사를 종전 3개에서 6개로 늘렸다. 삼익공업의 진영환 사장, 경창산업의 손일호 사장도 2세 경영인으로 기업경영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 동해전장의채철사장은 전공(서울대 기계금속학과 졸)을 살려 창업주(채현연 회장)가 물려준 섬유업(동해실업)에서 자동차부품업으로 전환, 기업을 성장시킨 특이한 경우. 영남건설의 배대순 사장은 지난91년 창업주 배진호 회장이 타계한후 경영권을 이어 받아 부친의 유업을 잇고 있다. 작년 1월 경영일선에 나선 경일건설의 이종연 사장도 건설업계서 보기드문 2세 경영인. 경일건설창업주 이세준회장의 장남 종영씨는 독립해 정한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동일철강의 오순택 사장은 대구상의 회장을 지낸 창업주 오일룡회장의 작고(79년)후 유업을 이어받아 기업을 성장궤도에 올려놓은 인물로 현재 산학경영기술연구원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동생유인씨도 자동차부품업체인 세명기업을 경영중이다.

남선알미늄의 장형수 회장은 10년전 창업주 장경익 회장의 타계후 기업을 맡아오며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사세확장을 이룩했다는 평. 지난 87년에 기업경영에 나선 금복주의 김동구 사장은 홍보실, 기획실등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시장 지키기에 열성이다.

아세아종합기계의 김웅길 사장과 김춘길 부사장은 형제경영인으로 농기계전문업체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무림제지의 이동욱 회장도 지난 89년 창업주 이무일 회장의 뒤를 이은 2세경영인이다.〈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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