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 열차표 또 여행사서 "독식"

철도청이 내년 설(1월28일) 연휴 특별수송기간 귀성 열차표를 10여개월 앞선 2일 판매했으나 여행사 동시 발매 방식 때문에 대부분 표가 여행사에 의해 빼돌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때문에역에서 줄을 섰던 상당수 시민들은 표를 구하지 못하거나 설 직전·직후 등 황금시간대 표를 못사고 엉뚱한 표를 사야 했다.

2일 설 열차표 발매량은 철도역(대구·동대구역)이 불과 1천5백34매에 그친데 반해 대구시내 58개 여행사는 9천76매에 달했다. 더욱이 여행사 표 발매가 순식간에 이뤄짐으로써 역 발매는 40여분만에 중단됐으며, 이때문에 밤을 새운 1백여명을 포함해 역에서 표를 사려던 시민 중 4백여명은 엉뚱한 날짜의 표를 배정 받거나 일부는 아예 표를 사지 못하고 되돌아갔다.반면 여행사들은 각 30~40여매씩만을 이날 표를 사러온 사람에게 팔았을 뿐 나머지 7천매 정도는여행사 단골 고객을 위한 비축용으로 사들인 것으로 역 관계자는 판단하고 있다. 실제 중구 공평동 한 여행사는 이날 1백80여매를 단말기에서 빼냈으나 당일 실수요자 판매는 40매에 그쳤고, 수성구 범물동 한 여행사 1백50매 중에서는 8매, 중구 태평로 한여행사 1백90매 중에서는 56매만이표를 사러온 사람 발매였다. 더욱이 여행사들은 설 전날서울쪽에서 대구로 내려오는 표와 설 다음날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표를 집중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단골 거래처 등에서 나중에 설날 전후의 표를 요구하는 경우가많아 표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작년부터의 설·추석열차표의역·여행사 동시 발매 도입 후 발생하고 있다. 동대구역 박종희과장은 "여행사로부터 발매 다음날 대금이 바로 입금돼 문제가 없고 제도상 허점이지 역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그러나 2일 차표를 구하지 못한 한 시민은 "실수요자에게 돌아가야 할 귀한 열차표가 여행사측 '가수요'에 의해 빼돌려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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