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흔히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대나 예상과는 어긋나는 일이 많다. 그래서 '태산명동서일필'이니 혹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세인의 뜨거운 관심속에 시작된 한보청문회가 아직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이미 그 짝이 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력해진 국회
기대했던 '청문회 스타'가 출현할 기미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무슨 '폭탄선언'이 나오기를기대하기도 난망이다. 오히려 국정조사 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사퇴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최고권력층이 개입되었다고 추측되는 한보사건의 진실을 캐는데는 서슬이시퍼런 검찰의 날도 무디기 짝이 없고 한국정치의 총본산인 국회까지도 무력하기 짝이 없으니 이사건역시 누구 말마따나 역사에 맡기자는 소리나 아니 나올지 모르겠다. 이 사건이 진행되는 것과 특히 청문회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드는 생각은 이것은 자칫하면 한국정치의 큰 전환점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전환점이라기 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될 가능성이 보다 더 크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정치전반 혐오 우려
금년 6월은 87년 6월항쟁 10주년이 되는 때이다. 한국사회는 87년 이래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그러나 어찌 보면 무슨 변화가 과연 있었는가고 반문하게도 된다. 97년은 김영삼 정권의 실패가문민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고 나아가서 이것이 민주주의 전반에 걸친 회의로 이어지는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한보사건을 둘러싸고 '3김'으로 지칭되는 한국정치의 정상부에서는묘한 공조체제가 형성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한보사건이 한국정치의 판을 송두리째 깨는사태로 발전하는 것을 우려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뇌물추문에 깨끗한 진영이 없는데서 이는 한국의 정당정치와 정치인 일반에 대한 혐오와 나아가서 거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70년대 이래 수천, 수만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장래를 희생하고 투옥당하고 거리에서 모든 시민이 고통의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던 민주주의라는 것이 결국 일부 정치적 야심가, 음모가, 정상배들에게 국회의원이요, 청와대 수석이요하는 특권적 지위나 제공하고 이들은 그지위를 이용하여 뒷돈이나 받아 챙겼다니 그간의 민주화 투쟁이란 과연 누구의 무엇을 위한 투쟁이었는지 회의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는 역시 문민민주주의의 주요한 성과라고 평가되는 지방자치의 운용실태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진실밝히는 용기있어야
대의제 민주주의의 주요 담당자들이 그들의 임무를 방기하고 국민들의 신임을 배신하였을 때 조만간 이들은 시대와 역사의 처벌을 받기 마련이다. 다만 이로 인하여 다시 한번 70, 80년대의 비극과 희생이 되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이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위하여 다시한번 청와대를 위시한 한국의 정치권은 바로 공멸을 피하기 위하여 성의있게, 용감하게 진실을 파헤치고 이를 밝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에 실패할 경우 결국 현재의 정치권 모두가퇴장하여야만 하는 역사의 소용돌이가 다시 한번 닥쳐올지 모르겠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민주 "김민석 흠집내기 도 넘었다…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