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대표 정국해법 잘될까

대표취임 한달을 맞고 있는 신한국당의 이회창대표. 그는 최근 당내부에선 민주계의 저항과 당밖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검찰의 압박이란 거센 도전을 받고있다. 이 최대의 시련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우선 그는 김영삼대통령과의 긴급 면담요청을 통해 정국해법의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이는 당연히 야당의 비판표적이 되고 있다.

그는 면담에서 정치권에 대한 조속한 수사종결과 반발하는 민주계에 대한 위무, 그리고 이번달안에 한보정국을 마무리짓고 5월부터는 경선체제로 돌입, 6월말이나 7월초쯤 전당대회를 개최할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5월부터는 한반도 4자회담준비를 비롯, 남북관계와 경제문제 등 국정에 매진해야 한다는 뜻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영삼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이날 면담에서 이대표는 나름대로의 정국해법을 제시했다고 분석되고 있다.

첫째로 정치권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인 사정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일단 정치권을 두둔했을 것이란 짐작이다.

이대표는 요즘 시종 "소환정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국민이 원하는 정국안정에는 도움이 되지않는다"면서"한보사건의 진실은 철저히 규명해야 하지만 정치인들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명예가훼손되는 방향으로 검찰수사가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언급해 왔다.

정치권에 대한 검찰의 수사 조기종결 요구는 자칫 국민적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여권 핵심부의 기류는 정치권이 별 탈없이 넘어 갈 것이란 분위기다.

두번째는 민주계가 검찰소환 과정에서 당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집단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한 부분에서 김대통령에게 민주계가 당내결속을 이루도록 도움을 청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대통령의 응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대표 본인도 민주계세력인 '민주화세력모임'의 간사인 서석재의원을 12일 접촉, 민주계 달래기에 직접 나섰다. 주목되는 것은 이대표와 민주계간의 갈등양상이 다소 소강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청와대측은 민주계의 정치적 음모설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지난 12일 여의도에서 열린 민주계중진 12인모임에서도 회의결과 발표는 격앙된 분위기와 달리예상을 깨고 다소 밋밋했다.

성명서는 정치적 음모설을 제기하는 대신 "한보문제가 본질이 아닌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고 당지도부 비판대신 "집권여당이 이런 상황에 적극 대처하지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함께 반성하고 앞으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표현을 자제했다.

민주계중진들도 "앞으로 이대표 하기나름이다"며 여운을 남기고 있는 게 특이하다. 이같은 민주계의 한풀꺾인 행동이 언제라도 다시 되살아날 공산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이대표가 11일 정치적 음모설을 두고"가당치 않다"는자극적인 말을 한데 대한 앙금은 남아 있다.

세번째는 당내경선과 관련한 대목에서는 이달말 대통령후보경선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내달부터는 사실상 경선국면으로 체제를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여타 대선주자들이 6월말이나 7월초 전당대회 개최를 반대할 것으로 보여 이대표의 뜻대로 잘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정치권의 분석이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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