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달 총선 영국 선거열기 뜨겁다

5월1일 영국총선이 눈앞에 다가 오면서 선거유세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타임'지의 지적대로영국민들은 이번 선거가 다른 총선과는 결정적으로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흔쾌히 인정한다. 18년의 보수당 집권이 마감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21세기를 여는 정치적 서막이 될선거이기 때문이다.

총 6백59명의 선량을 뽑는 이번 선거는 집권 보수당과 야당 노동당 사이의 양당 대결구도에 자민당이 끼어있는 3파전으로 전개중이다. 총선의 주된 쟁점은 뭐니뭐니해도 정권교체. 권위주의적인대처의 보수노선과 메이저 총리의 집권당 내분에 식상한 국민들이 정치판에서 신선한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천만 독자를 가진 대중지 '선'이 92년 총선때 보수당을 지지했던 태도를 바꿔 이번에는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을 밀겠다고 발표한 것이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그러나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실업률이 떨어진 상황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제문제는 보수당이 아무래도 낫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여당의 소득세 인하정책이 중산층에 안도감을 주는 것도 무시 못 할 변수다. 노동당도 집권후 절대로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약하는 등 고세금, 고지출의 야당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교육문제 역시 양당이 사활을 걸고 다투는 부분. 여당은 공립학교의 독립적 운영과 철저한 학사감독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선언했고 야당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교육이라는 구호를내걸고 교육예산확충, 전국 학교의 컴퓨터망 연결, 학급정원 30명 미만 고수를 약속했다. 양당이모두 한국, 일본, 대만의 예를 들면서 동아시아 교육모델의 도입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색적이다. 국민연금문제도 장년층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부분. 개인연금가입을 장려해서 국민연금을 사실상 민영화하겠다는 보수당의 발표가 얼마나 현실적인 제안인지를 놓고 설전이 오가고 있다. 유럽연합과의 관계 재정비, 유럽단일통화에 대한 입장 등도 선거전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되어있다. 양당의 공약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은 헌정구조문제. 노동당은 집권시 상원의 개혁을통해 귀족의 세습제 상원의원직 계승을 폐지하고 상원의 입법심사 권한을 대폭 제한하겠다고 확언하고 있다. 또한 스코틀랜드와 웨일즈의 자치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쳐 독자적 자치의회 구성을허용할 계획이다. 이에대해 보수당은 두가지 모두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한다.본격적인 선거이슈 외에도 몇년째 보수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소속의원들의 부패연루 혐의도 사그라지지 않고 여당을 괴롭히고 있어 집권당에 악재로 작용 중이다. 현재 각종 언론에 발표된 선거관련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노동당이 50%%, 보수당이 32%% 안팎. 자민당이 17%% 선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것을 의석수로 환산할 경우 노동당이 1백석 가까운 차이로 승리할 것이 예상되지만 총선공고가 있은 후 보수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가 막상막하의접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없지않다.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선거가 본질적으로 전후 복지국가의물줄기를 바꾼 우파 대처리즘과, 전통적인 복지국가도 아니고 대처리즘도 아닌 제3의 길을 표방한 블레어리즘 사이의 선택이라고 분석하면서, 영국정치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역사적 선거라는데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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