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아파트 3층 화재로 일가족 4명 중 한명이 숨지고 3명은 생명이 위태롭다. 화재원인은 전기합선·가스나 석유화재보다 번지는 시간이 긴데도 가족들은 대피하지 못했다. 3개의 현관 자물쇠가 탈출로를 봉쇄했기 때문.
18일 낮 11시20분쯤 대구시 중구 대신1동 광명아파트 C동 303호. 화재 당시 집안엔 중풍 치료차대구에 온 이집 주인 박모씨의 처남 김창호씨(34·경남 양산군 양산읍)가 세가족과 함께 있었다.경찰이 재구성한 추정 상황에 따르면, 처음 불은 TV 뒤쪽 전선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커튼으로옮겨 붙으면서 방안은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찼다. 다급해진 김씨가 부인 박경숙씨(28)와 아들 재민(4)·재진이(2)를 불러 빠져 나가려 했지만 불은 거실까지 번졌고 유독가스를 마신 탓에 정신은혼미해졌다.
겨우 현관까지 왔지만 3개나 되는 자물쇠는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위쪽을 열면 아래쪽이 맞지않았고, 아래쪽을 돌리면 위쪽이 잠겨 있었다. 마음이 급했던 것. 김씨는 차츰 의식을 잃어갔다.두 아들과 부인도 힘없이 쓰러졌다.
소방관이 강제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 갔을 때 가족은 바깥쪽으로 머리를 향한채 현관에 나란히쓰러져 있었다. 부인 박씨는 이미 숨졌고, 남편 김씨는 위독한 상태. 두 아이도 동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나 화기를 들어마셔 기도에 화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발견 당시 부인 박씨는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보호하려 했던듯 꼭 끌어안고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경찰 관계자는 "도둑을 막으려던 이중 잠금장치가 오히려 응급사태 때 탈출에 장애가 된 것 같다"며, 지나친 잠금장치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낮 아파트 화재로 순식간에 무려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는 뭔가 석연찮은 점도 있어경찰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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