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황장엽(黃長燁) 전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사건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는기본방침에 따라 조만간 남북적십자 대표 북경접촉 수용, 대북식량지원 계획 발표 등 대북유화정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1일 "정부는 황씨 망명사건이 일단락된 것을 계기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정착하고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이같은 기본 방침에 따라 조만간 북한측이 수정제의한 남북적십자 대표북경접촉 수용입장과 유엔인도지원국(UNDHA)을 통한 대북식량지원 계획 발표, 대북경수로사업 활성화 및 조기착공 조치 가시화, 남북경협확대 및 기업관계자 방북허용조치 등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와관련, 권오기(權五琦)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향후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방향에 대해 보고한다.
정부는 이와함께 가까운 시일내에 남북협력사업 및 사업자 승인을 추가로 발표하고 대우그룹 기술자와 T기업, N기업 관계자 및 '슈퍼옥수수' 개발자인 경북대 김순권(金順權)박사의 방북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 노동당의 황장엽 전국제담당비서(74)가 한국으로의 망명요청 67일만인 20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황전비서는 이날 측근인 조선여광무역연합총회사 김덕홍 전총사장(59)과함께 필리핀을 떠난지 3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11시 38분께 한국과 필리핀 양국 관계자들이 동승한 가운데 에어 필리핀전세기편으로 서울 공항에 도착했다.
황씨는 공항 도착후 '서울도착 인사말씀'이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북조선은 사회주의와 현대판 봉건주의, 군국주의가 뒤섞인 기형적 체제로 변질됐고 경제는 전반적으로 마비상태에 들어가사회주의 지상낙원을 건설해 놓았다고 호언장담하는 나라가 빌어먹는 나라로 전락했다"며 "그럼에도 북조선이 개혁·개방 및 남조선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전쟁준비에 계속 몰두하고 있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것을 다합쳐도 7천만 우리 민족의 생사운명과 바꿀수 없다는 양심의명령, 그리고 남쪽 형제들과 손잡고 전쟁을 막아보는 길 밖에 없다는 확신아래 대한민국으로 오게 됐다"고 망명동기를 밝혔다.
황·김씨는 성명을 낭독한 뒤 대기하던 보도진과의 간단한 일문일답을 갖고는 곧바로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에 분승한 채 낮12시12분께 관계기관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공항을 떠나 안가로 옮겨져 서울의 첫날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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