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97 동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부산에 용(龍)들이 대거 내려갔다.
이들은 이회창신한국당대표를 비롯, 이곳 출신인 박찬종고문과 민주계 중진인 김덕룡의원 그리고이인제경기지사 등 4룡이다. 명목은 개막식 참석이었지만 경기장 밖에서의 치열한 기세싸움이 더욱 흥미거리였다.
이곳은 김영삼정권의 산실로 이 정권 최대, 최후의 보루이자 다음 대선에서도 여권의 첫째가는텃밭이라는 점에서 여권의 용들이 공들일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또 최근 한보와 김현철씨 사건과 대선자금 문제로 정권존립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는 현 상황을 바라보는 이곳의 민심도 파악할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4룡은 개막식 참석말고도 각기 바쁜 일정을 보냈다. 강연회를 열기도 하고 별도의 지지모임을 갖거나 시민들 속으로 파고드는 다양한 움직임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이대표와 김의원을 포함한 민주계의 각축이었다. 우선 이대표는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도 다소 돌려 놓겠다는 심산이었다. 또 이 지역 정치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민주계에 대한 간접 공략의 성격도 띠고 있었다. 이대표는 낮에는 이 곳의 지구당위원장들과 당직자 대상의 간담회를 갖고 최근들어 갈등을 빚는 듯한 이곳의 정치세력과의 관계에 대한 해명과 설득을 벌였다.저녁에는 이 지역 지식인들 모임인 부산포럼 초청 강연을 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의 두번째 강연이다.
이에 반해 오랜만에 부산을 찾는 김의원은 시지부 초청 만찬에 참석한다. 시지부는 민주계 중진으로 김의원과 같이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 멤버인 김운환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다. 이대표의 부산포럼 강연장 바로 옆건물에서 같은 시간대다. 부산시지부 주관의 행사로 참석대상은 지구당위원장과 당직자들 약 2백~3백명이다. 주최측은 이대표의 오찬 간담회 규모를 압도하겠다는 계산도하고 있다. 다분히 이대표 '김빼기'의 성격이 짙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대표와 부산지역 민주계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이곳을 아성으로 바람을 북상시키려는 박고문은 당초 정치적 세과시와 바람몰이를 시작하려는 계획을 취소하고 정치성을 배제했다. 어차피 최근 이곳의 기류가 자신에게 쏠리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데 불필요한 바람몰이로 다른 세력이나 다른 지역민심을 자극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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