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계좌추적이 본궤도에 접어들면서 김현철(金賢哲)씨의 비자금 관리수법이 속속 드러나고있다.
현철씨가 이성호(李晟豪) 전대호건설 사장(35)등 측근들을 통해 무려 1백명 이상의 명의로 된 가.차명 계좌를 이용,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은닉 관리해온 사실이 포착된 것이다.검찰은 현철씨가 주변인물들을 동원, 여러 계좌에 돈을 분산시킨뒤 제2금융권의 무기명 금융상품을 매입해 추적의 꼬리를 끊는 계좌은닉 수법과 뭉칫돈을 친분이 있는 기업에 묻어두고 개별투자형식으로 돈을 굴리게 하는 기업 은닉수법등 양갈래로 비자금을 관리했을 것으로 보고 자금흐름을 추적중이다.
현철씨는 우선 이씨와 박태중(朴泰重.38.〈주〉심우대표)등 최측근들이 경영하는 기업체의 임직원이나 친인척 명의를 빌려 가.차명 계좌에 돈을 쪼개서 묻어둔 뒤 여러 경로를거쳐 세탁하는 과정을 밟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호건설 종합기획실장 김종욱(金鍾郁)씨 장인인 박모씨(73) 명의의 차명계좌에서 수십억원의 자금흐름이 포착된 것이 단적인 예다.
검찰은 현철씨와 측근들이 분산예치된 자금을 다시 인출, 양도성예금증서(CD)나 무기명 산업금융채권등을 매입해 돌림으로써 1차 세탁을 거친 뒤 이를 다시 쪼개 재예치하는 방식으로 제2금융권에서 교묘한 세탁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주식 전환전까지 보유자 신분이 철저하게 은폐된다는 이점을 이용, 현철씨가 전환사채(CB)를 거액 자금의 안정적인 은닉처로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재륜(沈在淪)중수부장은 이와 관련, "계좌마다 액수차이가 많고 출처가 불분명해 자금실체를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해 치밀한 자금세탁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한 수사관계자는 "현철씨가 실명제 실시 이전에는 주로 가명계좌에 돈을 넣어두고 있었지만 실명제 이후에는 이를 차명계좌에 분산시키면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충분한 자금 세탁을 거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해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했다.
현철씨의 또다른 비자금 관리 루트는 자신과 학연등 친분이 있고 거액을 유입시킨다 해도 표면에드러나지 않을 만큼 자금 규모를 가진 대기업체들이다.
검찰은 이미 김기섭(金己燮) 전안기부 운영차장이 수십억원을 조동만(趙東晩) 한솔텔레콤 부사장에게 맡겨뒀듯이 한솔 등 5개 대기업에 같은 방식으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은닉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부사장의 경우 자신이 예전에 거느리고 있던 임직원 명의로 설립한 (주)CM개발에 현철씨의 비자금을 흘려 보내 '이중 위탁'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현철씨의 뭉칫돈을 관리하기에 부담을 느낀 대기업들이 위장 계열사등 전면에 드러나지않는 소기업에 재위탁하는 식으로 자금 추적을 차단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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