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의 기획작품 분단 반세기" 분단이후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이른바 레드 콤플렉스(적색공포증)를 집중해부한 책 '레드 콤플렉스'가 마흔일곱번째 6·25를 앞두고 나와 주목을 끈다.
우리사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화현상이나 인물들에 대한 비평서를 기획, 출판하는 비평 전문출판사를 표방하며 최근 설립된 도서출판 삼인이 첫 기획으로 내놓은 이 책은 집단무의식에 가까운 반공주의와 냉전의식이 우리들의 내면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작용하고 있는지를 대표적인인물들의 구체적 삶과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 문제 삼고 있는 레드콤플렉스는 단순한 '적색공포증'이 아니라 공산주의의 위협에 대한 과장되고 왜곡된 공포심과 그 공포심을 근거로 하여 무자비한 인권탄압을 정당화하거나 용인하는 사회적 심리까지도 포함하는 매우 복잡다단한 사회병리적 현상을 말한다. 이같은 레드콤플렉스가 이데올로기적 현실성과 더불어 기성세대들로부터 이념적 지지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두말할 것도 없이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엄청난 비극에서 기인한다. 한국전쟁은 냉전논리의내면화를 통해 진보적 또는 중도적 입장마저도 세력화할 수 있는 내적 근거를 박탈했고 남북한각내부세력들로 하여금 흑백논리의 정치적 태도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이 책은 이같이 레드콤플렉스가 '인간을 심리적으로 구금하는 억압기제, 사물의 질서를 규정하는권력정치'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언론학자(강준만)·철학교수(최종욱)·문학평론가(황광수)·시인(문부식)·정치평론가(김상웅)·언론인(김교만·김민웅·김진아·손석춘)등 9명의 필자는 우리 사회에서 전쟁가능성과 북한에 대한공포심은 역대 정권의 '정치적 자산'이 되어왔음을 지적하면서 "진정한 국가안보와 이를 근거로한 평화통일, 그리고 한국의 선진화는 레드콤플렉스라는 우상을 타파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해부의 대상은 '적색공포증 조장에 앞장선' 한국언론을 비롯해 박홍 전서강대총장, 소설가이문열씨, 김영삼대통령, 한완상 전 통일원장관, 이영희 한양대명예교수,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 독일에서 숨을 거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씨, 인권운동가 서준식씨 등. 어떤 이는 가해자,어떤 이는 피해자로 성찰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가해자건 피해자건 결국은 모두 '우리 사회 레드콤플렉스의 희생자들'이라는 것이 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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