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26일오후(한국시간 27일오전)빌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끝으로 뉴욕방문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23일(현지시간)부터 4일동안 계속된 김대통령의 뉴욕방문은 국내 복잡한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내 정치권 일각의 곱지 않은시선을 받았던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김대통령의 뉴욕방문은 유엔 등을 통한 국제무대에서 최근 한반도정세와 우리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우리와 각국과의 실질 협력관계 증진방안 등을 논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수 있을것같다.
우선 어렵사리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이후 7개월만이자 클린턴 재선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양국의 정상차원에서 굳건한 대북한 공조를 재확인한 자리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김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일본총리간 한·일정상회담도 20여분동안의 짧은만남이었지만 대북문제를 비롯해 배타적 경제수역(EEZ)획정, 어업협정개정문제등 주요 현안을조율하는 계기가 됐다. 김대통령은 이 회담에서 북한의 식량난이 인도적 지원만으로는 해결할수없는 구조적인 문제인만큼 일본의 대북식량지원은 한·미·일 3국간 특히 한국과의 긴밀한 사전협의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재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대북 식량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일본은 한국의 '양해'가 있다면 소규모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통령이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잇달아 가짐으로써 한·미·일 3국간 긴밀한 공조하에 대북정책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점이 큰 성과라고 김대통령을 수행중인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뉴욕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조찬간담회(25일)에서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영국,프랑스, 이탈리아등 서방 7개국 정상들과 개별접촉을 가진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면서 "이들 정상들도 북한상황에 대해 우리못지않게 걱정하고 있었으며 우리의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을 실감하고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이 유엔환경특별총회 참석을 계기로 우리를 국제무대에 더욱 알리고 우리의 위상을 제고시키는데 활발한 정상외교를 폈다고 볼만하다는 청와대관계자들의 자평이다.
이번 김대통령의 뉴욕방문의 핵심은 유엔환경특별총회 기조연설(23일)이었다. 김대통령은 '세계화 시대의 환경협력'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지구환경보전에 대한 우리정부의 입장과 구상을천명했다. 즉 우리나라는 환경문제에 대해 주도적인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선진국과 개도국간 중개자가 되겠다면서 "선진국의 발달한 환경관련 공공기술을 유엔을 통해 개도국에 이전할 것"을촉구했다.
김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비무장지대(DMZ)보존을 위한 남북한 협력을 제의한것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기조연설에서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이전계획을 언급, 환경문제의 월경(越境)가능성에 대해 국제적인 경각심을 촉구하고 유엔특총의 '방사성 폐기물 합의문'의 채택을 이끌어낸 것은 의미깊은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의 주도로 제기, 채택된 '방사성 폐기물 합의문'은대만의 핵폐기물 이전에 무시할 수 없는 국제적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결국 이번 유엔환경특총의 연설을 통해 김대통령은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지난 5일 밝힌 '환경윤리선언'의 기본취지를 살린 우리정부의 환경보전의지를 구체화했다고 볼수 있다. 또 김대통령이이번 특총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강도높게 천명한 우리의 환경보전의지는 역으로 우리스스로의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제고를 역설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산업정책으로는 해외수출도 제약을 받고 선진국진입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라고말했다. 또 김대통령은 우리의 산업구조상 선진공업국들의 입장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므로 우리의 국익을 지켜가며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김대통령은 이번 뉴욕방문을 통해 국제적인 관심사인 환경문제를 중점적으로 언급해 국내외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동시에 7개외국정상들과의 연쇄개별회담을 통해 상호이해 증진을 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뉴욕·최문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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