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거래의 새질서, 세계의 선물시장(5)

"도쿄국제금융선물거래소"

시카고나 뉴욕선물거래소처럼 일본도 19세기후반 막부시대 오사카 쌀거래소를 시작으로 나름대로선물시장에 대한 독특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있다. 그러나 서구와 달리 일본선물시장의 특징은 금융선물과 상품선물로 확연히 분리돼있다는 점이다.

1985년 시장개방계획에 따라 일본금융시장이 본격적인 국제화 및 자율화시대로 접어들자 금융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도 크게 증가했다. 금융기관및 투자자들이 이들 위험을 관리해야겠다고 느낀것과 때맞춰 일본정부는 국내금융시장을 재정비, 도쿄를 뉴욕·런던과 같은 주요 금융센터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던 참이었다. 정부와 투자자들의 이같은 요구에 의해 89년 일본은행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레 설립된것이 도쿄국제금융선물거래소(TIFFE: Tokyo International FinancialFutures Exchange)다.

물론 유가증권관련 선물거래는 이전부터 있었다. 85년에는 일본국채(10년만기)선물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88년9월에는 닛케이225 주가지수선물이 오사카증권거래소에서 각각 거래되고 있었다.이처럼 채권과 주가지수선물은 기존 일본증권거래법 개정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보다 한단계 높은 금리및 통화선물을 활성화하기위해 88년 새로 금융선물거래법을 제정, 도쿄국제금융선물거래소를 탄생시킨 것이다.

전문적인 금융선물시장인만큼 높은 공공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도쿄국제금융선물거래소는 일본의증권거래소들처럼 회원조직체로 구성돼있다. 회원은 크게 청산회원(자금결제담당), 비청산회원, 중개회원과 비중개회원으로 분류되며 총회원수는 350개사(97년3월현재 209개사)를 초과할 수 없고청산회원은 120개사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청산회원이 아닌 일반회원은 7천4백만엔의 자본금을 납입해야하며 선물거래수행은 가능하나 자기명의로 한 청산업무는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청산회원을 통해서 행하여야 한다.

도쿄국제금융선물거래소는 증권거래법에서 규정하고있는 유가증권이외의 유가증권, 예금계약에의한 채권, 환율등을 대상으로한 선물및 옵션계약을 상장할수있다. 그러나 현재는 3월물 유로엔(일본영토밖에서 유통되는 엔화), 1년물 유로엔, 3월물 유로달러선물, 미달러/일엔화의 4개선물과3월물 유로엔(옵션)등 모두 5개의 선물이 상장거래되고있다.

도쿄국제금융선물거래소의 급성장은 주로 유로엔선물에 의해 이루어졌다. 95년에 총 3천6백여만건의 계약이 거래돼 전체의 99%%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세계 금리및 옵션상품중에서 시카고상업거래소의 유로달러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T-본드선물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이 거래된것이다. 최근 엔화의 급격한 가격변동으로 인해 달러/엔 통화선물도 평소보다 30배나 늘어나는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있다.

특히 도쿄국제금융선물거래소는 런던금융선물거래소(LIFFE)와의 협조관계를 구축하고 91년에는거래시간을 연장했으며(오후4-6시) 지난해에는 모니터를 통해 바로 거래할수있는 전산망을 개발하는등 개방적이고 고객중심의 적극적인 거래유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상장가능한 계약이 극히 제한돼 거래소의 성장을 막고있다는 점은 앞으로 설립될 우리나라 선물거래소의운영에 좋은 교훈이 되고있다. 선물거래소의 발전은 거래의 저변을 얼마나 확대하느냐에 달려있음을 가르쳐주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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