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에 붙잡혀 오는 비행청소년 중에는 유독 결손가정 자녀가 많다.
내 자식 하나 올바로 키우기 힘든 세상. 그러나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사무소 환경미화원인 정구야씨(55)는 자칫 잘못된 길로 빠질 뻔한 소녀를 수양 딸로 삼아 6년째 건강한 꿈나무로 키우고있다.
정씨가 황순이양(16·가명·고1년)의 아빠가 된 것은 지난 91년. 유가면용2리 속칭 가재골에서 이웃에 살던 순이 아버지가 순이(당시 초교4년) 남매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면서. 당시 순이 어머니는 가출했었다.
"피를 토하며 쓰러진 황씨가 저의 손목을 꼭쥐고 아들 딸을 가리켰습니다. 그때 나는 저애를 키우는 것이 내 운명이구나 했죠"
부산 태생인 정씨도 천애고아. 부모가 누군지 선영이 어딘지도 모른다. 순이 남매처럼 여동생이하나 있었지만 헤어져 소식이 없다. 지난 66년 무작정 부산을 떠나 정착한 곳이 가재골이고 머슴살이, 동네 잡일로 온갖 고생을 했다.
"순이남매의 처지가 어쩌면 그토록 나와 비슷한지…" 정말 운명일까. 순이도 정씨 처럼 단 하나의혈육인 오빠마저 교통사고로 잃었다. 10년도 훨씬 지나 나타난 생모는 교통사고 합의금과 오빠가벌어 저축해둔 5백만원 등 3천5백만원을 챙겨 또 떠났다.
정씨 부부의 정성 덕택인지 다행히 순이는 건강하다. 공부도 제법 잘한다. '황 장사'로 불리던 아버지를 닮아 힘이 좋아 지난 봄 학교 씨름대회에서 1등을 했다.
"집 사람이 순이를 사람 만들려고 붙잡고 많이 울었어요. 순이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얼마나 예쁜지…. 우리 집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아이 입니다"
부녀간의 정(情)은 다른 가족이 시샘할 정도. 정씨는 위로 3남매는 대학공부를 못시켰지만 순이는합격만 하면 대학공부를 시키려 벼르고 있다.
10년 넘게 소년소녀가장을 도와온 화원읍 환경미화원인 배성식씨(53)는 정씨를 "마음이 부자인행복한 사람"이라며 부러워 했다.
〈崔在王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