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권 후보 구도

정권교체를 위한 최대 포석은 야권후보들의 난립을 피하고 세력간 연대를 꾀하는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후보단일화협상이나 김종필총재의 보수대연합구상이 대표적인 예다.그러나 이같은 연대전략이 다름아닌 정치권 최대 게임인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자리를 조정하는 절충작업이란 지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를 지켜보는 시선도 "비관적인 전망이 얼마나 걷혀가고 있느냐"는 쪽에 쏠리게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아직까진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지난 24일 충남예산 재선거에서의 패배를 놓고 DJP공조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까지 대두, 제 3후보론이 다시부상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일차적으로 자민련과의 후보단일화를 조속히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김대중총재는최근"집권 전반기동안 대통령직을 맡은 쪽은 내각제로 운영될 후반기엔 총리가 될 수 없다"며 대선에 앞서 양당이 동참하는 예비내각도 발표할 수 있다는 용의까지 내비쳤다. 약속이행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자민련측을 설득, 하루라도 빨리 타결짓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그러나 협상분위기가 채 익기도 전부터 내각제 수용을 조건부로 후보직은 당연히 자신들 몫이어야 한다고 공언해왔던 게 악수로 작용하고 있다. 자민련측 협상위원장인 김용환부총재는"내각제로 당론을 개정한뒤 15대국회내 개헌한다는 것은 협상에 앞서 당연히 전제돼야 한다"고 강력히반발하고 있다.

사실 자민련의 출마의지도 국민회의에 못지 않다. 김종필총재까지 당직자들과의 모임에서 "DJ가대선에 나가면 반드시 패한다. 내가 단일후보로 출마하도록 국민회의측을 설득해 달라"는 식으로주문했다는 것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 보수대연합론이다. 이수성 이한동고문 등 신한국당 경선낙선자들을 중심으로 내각제 옹호세력간의 연대를 통해 정권교체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물론JP출마를 바탕에 깔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산재선거 패배로 집단탈당 위기에 처한데다 포항보선 박태준당선자를 후보로 한'또 다른'보수연합론도 거론되고 있어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다. 게다가 국민통합추진회의측에선 조순서울시장을 DJP한계를 극복할 제 3후보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총재는 25, 26일 이수성 이한동고문과 회동한 데 이어 박태준당선자와도 조만간 만날 계획이다.보수대연합을 경계, 국민회의측은 이수성고문과 민주계 등을 중심으로 연대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J와 김상현지도위원 등 중진 인사들이 주축이 돼 민주계 상당수 인사와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 당락을 가를 변수인 영남지역이 후보가 없는 무주공산인만큼 지지기반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도다. 또한 이기택총재의 낙선으로 민주당이 사실상 와해단계에 처해 있다는 판단아래 영입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총재가 박태준당선자, 박찬종신한국당고문과의 회동을 계획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당후보가 결정된 데다 선거일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이지만 야권의 대선구도는 여전히 안개속에 휩싸여 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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