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체험기-해외여행과 물품도난

"현금소지액 많아 강도표적 되기도" 사람은 아무리 여러가지로 주의를 기울여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차 하는 일은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해외여행중에는 약간 들뜬 기분 탓에 아니면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긴장이지나치다 보면 어처구니 없이 깜박 하는 경우가 있다. 그중에도 가장 불쾌한 경우는 소지품을도난당했을 때이다. 본인은 물론 함께 여행하는 일행까지 즐거워야 할 여행분위기가 엉망이 돼버리는 경우가 간혹 있다.

특히 요즈음 매스컴에서도 많이 보도되고 있는 여권분실 사건은 뜻하지 않은 큰 문제로 발전하기도 한다. 분실된 여권이 여권위조범에게 들어가 고액에 밀거래되거나 불법으로 사용됨으로써 다른 국가에 한국여권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여행사에서는 여행 출발전 설명회때 해외에서자신의 생명 다음으로 중요한게 여권입니다 라고 여권보관에 각별히 유의를 당부하지만 여권을핸드백이나 벨트색에 넣어두고 가방까지 통째로 잃어버리는 경우도 일어난다. 공교롭게 분실된곳이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없는 지역이거나, 공휴일이나 국경일에 여권을 분실하면 재발급에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자칫 여행일정을 망치게 된다.

여권 다음으로 분실사례가 많은 것은 현금이나 귀금속. 한국인 여행객들이 유난히 현금소지액이많고 귀금속도 많이 소지하고 다녀서 외국에서 강도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웃지못할 사건이지만 현금보관에 신경쓰다보면 호텔객실의 침대나 베개속에 지갑을 넣어 두었다가 깜박 잊어버리고선 애꿎은 호텔직원을 의심해 온 호텔을 발칵 뒤집어놓는 일도 있다. 아무튼 해외여행때의분실사건은 호텔을 출발하기전 버스안에서 자! 여자분들은 머리에서부터 귀, 목, 손목, 손가락 모두 확인 꼭 하십시오. 이상 없으면 출발하겠습니다 라는 말까지 하며 몇번이나 확인을 해야할 만큼 가이드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어느해 5월 어버이날 효도관광때 생긴 일이다. 연세가 많이드신 분들이라 소지품, 현금, 여권보관에 대해 몇차례나 주의를 당부했다. 그 덕분인지 여행 마지막날까지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않았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해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이었다. 호텔을 출발한 지 20분쯤 지나 뒤쪽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미스터 리, 내가 중요한 걸 호텔에 두고 왔는데, 미안하지만 잠깐 호텔로 돌아갈 수 없을까? 지금 교통체증때문에 비행기 출발시간이 급해졌는데, 뭘 두고 오셨죠?

차마 말하기가 쑥스러운데…

가이드에게 말해서 다음 단체에게 가지고 오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난 이게 없으면 하루도 못살아!

아니, 그렇게 중요한 게 뭡니까?

틀니를 두고 왔어!

? ? ?…

이석훈(알파항공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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