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제(吳益濟)전 천도교 교령의 월북사실은 충격적이다. 천도교 교령을 지낸바 있고 평통자문위상임위원에다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 화랑무공 훈장까지 받은 그가 월북했다는 사실자체가 이해가 안가는데다 오씨의 월북 사실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여야의 대처 자세 또한 한심하기그지 없다는 느낌이어서 그 충격은 더욱 크다.
오씨는 민족 종교인 천도교의 최고 지도자인 교령의 경력에다 갖가지 훈포장과 정당 경력(국민회의 고문, 종교특위위원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오익제씨가 돌연 월북해서 김일성(金日成)과 김정일(金正日)을 찬양하고 있다면 당연히 무슨 이유로 어떻게 월북했느냐를 따져서 원인을 분석하고 안보에 허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토록 노력하는게 급선무일 것이다. 더구나 일부에서 지적하듯이 '황장엽(黃長燁)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 내사(內査)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도피한 것이 사실이라면 누가 내사 기밀을 누설했는지와 관계기관은 도피할때까지 무엇을 했는지책임을 묻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여당인 신한국당이 당연히 처리해야할 일의 순서는 무시한채 거두절미, 오씨가 국민회의사람이란 점만 내세워 김대중 총재에 대한 색깔논쟁으로 정국을 끌어가려는듯한 인상부터 느끼게하는 것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여당의 주장이 정당한 것이 되려면 정부와 여당은 오씨가 평통자문위 상임위원과 무공훈장및 대통령표창등을 포상한 배경과 월북경위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이 단계에서 김총재와 색깔논쟁을 연계시키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본다. 물론 김대중총재로서는 오씨의 고문위촉경위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 서경원(徐敬元)전의원과 문익환(文益煥)목사의 입북, 허인회(許仁會)당무위원의 간첩접촉등 '북(北)커넥션' 여부가 항상 김총재에게 최대의 약점이 되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당이 이회창(李會昌)대표의 병역(兵役)정국을 탈출할 수 있는 호기로 무턱대고'북풍(北風)'을 다시 불러일으키려는듯한 작금의 자세는 집권당으로서는 성실한 태도는 못된다.그보다는 오씨같은 사회지도급 인사가 거침없이 월북할 수 있게된 동기와 월북경로, 대공수사기관의 보안체제의 허점부터 먼저 면밀히 따지고난 연후 납득할만한 이유가 드러날때 색깔논쟁을시작해도 늦지않다.
안보체제의 허점은 여야간 정쟁의 대상이 아닌 우리국가 전체에 연관된 문제다. 때문에 우리는오씨 월북을 계기로 여야가 색깔논쟁을 벌이기보다 구멍뚫린 안보체제에 대한 보완부터 서둘러줄것을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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