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확실한 여권결속 방법없나

"힘 부치는 YS '답답'"

대선정국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게 갈수록 얽혀가는 가운데 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김대통령의 고민은 말할 것도 없이 '병역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회창대표 지지율이크게 떨어진 데다 경선이후 한달이 되도록 여전히 당력을 하나로 결집하지 못한채 당이 어수선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게다가 당총재인 자신이 여당사상 처음으로 기록될 자유경선의 취지를 앞세워 이인제경기지사 등경선 낙선자들에게 누누이 대선승리를 위한 당 결속과 단합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분열상으로 비치는 이들의 비협조적 '이상행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 말을 타고 출사표를 던진조순서울시장의 등장도 김대통령을 비롯해 여권을 무겁게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여권 내부에서조차 정권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이 감돌면서 '이후보 낙마론','9월 정치대란설'등이 제기, 그야말로 대혼란의 상황으로 치달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점도 김대통령 고민의 도를 더하고 있다.

김대통령의 고민과 함께 요즘 청와대 분위기도 깊숙이 가라앉아 있다.

그러나 청와대 주변에서는 김대통령이 마냥 고민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어려운 정국의 고비마다 특유의 돌파력을 보여온 김대통령의 정국운영 스타일을 감안할 때 비록 임기말이라고는 하지만 당이 흐트러지는 양상을 결코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 경선낙선자들의 독자출마나 신당창당 등 예상되는 당 분열을 막기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거중조정의 선을 넘어 이제는 총재권한을 최대한 행사한다는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0일 "김대통령도 이대표 지지도가 하락하고 대안론까지 나오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대표 이외의 다른 대안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김대통령은 당총재로서 보다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이대표에게 힘을실어주고, 여권결속을 위한 다각적이고도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이대표와 주례회동, 하루빨리 흩어진 당력을 결집하고 대선준비 체제를 갖추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최근 조순시장 청와대면담 배경에 대해 이대표에게 설명하고 이대표는 이대표대로 당내 사정을 보고하면서 김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경선후유증을 추스르는데 있어서 서로의 역할분담에 대해서도 숙의할 것으로 점쳐진다.그렇지만 이같은 김대통령의 전방위 난국타개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어차피 한계가 있는만큼 기대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고, 이에 따라 복잡하고 불투명한 시계(視界)의 대선정국은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吳起煥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