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화주간지 데뷔-한미옥씨

"엄마, 나 만화가 할래!"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전부터 동네 만화방을 들락거리며 만화책에 푹 빠져있었던 6살 미옥이. "만화책이지만 책을 붙잡고 있는게 기특하다"시던 부모님도 24살 훌쩍 커버린 딸이 지난 6월 번듯한직장까지 그만두고 "만화만 그리겠다"고 선언했을 때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찬스'라는 주간지에 정식으로 데뷔하게 되요. 진짜 프로만화가가 된다는게 너무 가슴 설레네요"아마추어 만화가 모임 '053'의 회장이기도 한 한미옥씨. 중3때부터 '월계수'라는 동아리에서 선배들을 쫓아다니며 그림을 그렸다. 누구나 만화를 좋아하지만 좀처럼 바뀌지 않는 만화에 대한 사회적 편견. 견디기 힘들었다.

"만화를 그린다고 하면 '너 아직 백수니?'하고 되묻는 친구들도 있어요. 거창한 예술까지는 안가더라도 문화의 일부분으로 떳떳이 인정받는 것, 우리나라 만화가들이 짊어져야할 짐이죠"프로의 길에 일단 들어섰지만 앞으로 아마추어때의 자유스러움을 잃게 될 것이 오히려 걱정. 레이스가 달린 화려한 드레스를 그려도 안되고 결손가정, 학원폭력을 표현해도 안된다.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출판사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일본만화에 밀리는게 당연하죠. 작업의지를 꺾는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역사, 경험, 지원, 모든면에서 앞서 있어요. 게다가 절대로 '급조'라는 걸 모르는 일본작가들의 직업의식이란…"그래도 그녀의 꿈은 일본만화에 맞서는 '한국작가'가 되는 것. 어린 시절 '최초의 꿈'을 포기하지않은 몇 안되는 사람이기에 그녀의 당찬 포부에 믿음이 간다.

〈申靑植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