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이애나 사망-냉남한 영국 왕실

"우리의 여왕은 어디에 있는가?"

영국 대부분 언론들은 4일 다이애나의 비극적 죽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과 애써 거리를 유지하려 애쓰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영국 왕실에 대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더 익스프레스'지는 이날 '당신(여왕)도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세요'라는 제목을 톱으로 뽑았다.

'더 미러'지는 '당신의 국민들이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온통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세요'라고 보도했다.

'더 선'지는 '우리의 여왕과 국기는 어디에 있나요?'라고 다이애나의 죽음에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 왕실을 비난했다.

'데일리 메일'지는 "여왕으로부터는 단 한마디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보수계인 '더 타임즈'는 "왕실이 의전의 포로가 될 필요는 없으며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내는 것은 오로지 왕가의 특권이다"고 점잖게 나무랐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는 수 백만의 사람들이 대부분 7시간씩이나 끈기있게 줄서 기다리며 다이애나를 위한 조문에 나서 왕실앞에 꽃이나 추모 물품을 놓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다이애나 때문이지왕실에 대한 존경이 아니란 것이다.

더욱이 찰스왕세자가 연상의 여인인 카밀라 파커 보울스와 불륜의 관계를 맺은 것이 다이애나의비극을 만들었다는 시각을 대부분 영국민들이 갖고 있어 왕실에 대한 반감이 상승되고 있다.사실상 버킹엄궁은 지난 2일 '다이애나의 죽음에 동정을 표시해 주는 공공여론에 감사를 표시한다'는 내용의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짤막한 성명만을 발표했을 뿐이다.'만약 윈저 궁이 다이애나의 죽음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이번 토요일 장례식은 그들의 앞날에대한 장례식이 될 것이다'고 '가디언'지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왕실을 향해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자 뒤늦게 '다이애나의 죽음에 대한 특별 대국민 성명'을 5일 발표할 예정이어서 여론에 떠밀린 '눈가림식 대응'이란 비난이 다시 쏟아지고 있다.

〈파리·李東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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