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총재직이양 발표를 계기로 권력분담론을제시하며 의욕에 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단 당내에서도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측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 의원들은 지금 시점에서 이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뭔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이같은 당내기류가 시한부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10월 중순내지 말까지 이대표가 대선을 한번 치러볼 만한 위치에 올라가지 못하고 필패(必敗)로 진단되면 당내에서이대표를 밀 수 없다는 얘기가 광범위하게 제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탓에 정가에서는 이대표'10월 중대기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비주류를넘어 주류측 인사들도 수긍하는 표정들이다. 그래서 이대표는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앞으로 한달안에 정치적 생사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청와대측과 이대표 후보만들기의 일등공신인 김윤환(金潤煥)고문이 이대표의 정치적 운명을쥐고 있다. 양측은 현재로서는 후보 교체론을 일축하며 "일단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후보 교체를운운하느냐"며 당장은 이대표를 적극 지원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한달 가량 혼신의 힘을 다해 이대표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 노력하되 그래도 안된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다른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는 뜻을어렴풋이 시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총재직 이양이란 마지막 카드를 던진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또 김고문이'야당 할 각오'대신'최선을 다한 뒤 그래도 안되면'이란 표현을 쓴 것도이상한 대목이다. 이들 양측은'선 이회창협조 후 대안모색'의 성격이 짙다.
또 반이진영에 서있는 서청원(徐淸源)의원도 이대표에게 협조키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도 사실상 시한부로 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비주류측 인사들은 이같은 입장이다.정작 문제는 10월중순까지 이대표의 지지율을 지켜 보자는 소위 시한부협조론 주장이 당내에 크게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비주류측 인사들에 제한되지 않고 당전체적으로 공감대를 급속히넓혀 나가고 있다. 어찌보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경선때 이대표측에 가담했던 경북지역의 모의원은 "현재는 이대표의 당선을 위해 모든 당원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도 "앞으로 한달후에도 이대표가 승산이 없을 경우는 뭔가다른 활로를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역시 친이(親李)성향의 모지역의원도 이에 동감을표하며"이대표가 좋은 상품이지만 그러나 국민들의 반응이 현재와 같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거대한 집권여당이 외부영입인사 한 사람만을 믿고 운명을 같이 하면서 야당을 할 수는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번 경선때 특별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던 서울지역의 모의원도"10월중순까지 이대표의 지지율이반등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한사람만 희생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동조했다. 부산지역에서는 주류측, 비주류측 인사들 구분없이 10월 시한부론을 거론하고 있다.정가 일각에서는 10월중순이후에도 이대표가 필패로 드러나면 당내 상당수 의원들이 이대표를 압박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대표도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추측이다.
물론 이들도 10월이후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이대표가 자진사퇴를 거부할 경우, 그리고자진사퇴를 하더라도 그 이후 해법도 아직 손에 잡히는 게 없다. 막연히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한 보수대연합구도가 나온 게 고작이다. 이역시 간단치 않다. 당내에서는 이인제지사를 대타로 간주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10월중순쯤까지도 이대표의 지지도에 큰 상승이 없다면 이대표로는 안된다는 문제 제기가당 전체적으로 터져 나올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대표로서는 앞으로 한달간이 대선전에 나가느냐 마느냐의 기로를 결정하는 중대한 기간이다. 이대표는 지지율 제고를 위해 모든 전략을 동원하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대표의 낙마(落馬)가 현실화되면 대선판은 또다른 국면에 진입할 게 뻔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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