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이의 착각" 엉뚱이는 비록 공부는 못하였지만, 운동만큼은 남에게 뒤지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엉뚱이를 보면 가끔,
"어휴, 이 녀석아, 운동하는 만큼 공부에 관심을 가져 봐. 그러면 넌 1등이야, 1등!"하시며 핀잔을 주기도 한답니다.
사건이 일어난 오늘도 엉뚱이는 점심시간이 되자, 밥을 제일 먼저 먹고 공을 가지고 운동장으로나갔습니다. 그리고는 친구들과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축구를 하였습니다. 수업시작 종이 울리자 엉뚱이는 친구들과 함께 우르르 교실로 뛰어들어왔습니다.
선생님도 곧 교실로 들어와 침을 튀겨가며 열심히 수업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엉뚱이는 얼마 있지 않아 그만 꿈나라로 가버렸답니다.
"드르렁, 쿨쿨…"
누군가의 코고는 소리에 선생님은 반 아이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엉뚱이가 자고 있는 것을 보자,
"열심히 해도 될까말까한데, 저렇게 자고 있으니…"
하시며 몽당 분필을 엉뚱이에게 '휙'던지자, 반아이들은 모두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아이들의웃음소리에 잠이 깬 엉뚱이는 그제서야 자세를 바로 잡았습니다.
"야, 엉뚱이, 칠판에 적혀 있는 것이 띄어쓰기 원칙에 맞아, 안 맞아"
하시며 선생님이 질문하셨습니다. 칠판에는 '나도 잘 몰라'라고 적혀 있었습니다.엉뚱이는 금방 잠에서 깨서 그런지 눈을 비벼 보다가
"선생님, 칠판글씨가 잘 안 보이는데요"
"너 도대체 눈이 몇이니?"
하시며 선생님은 엉뚱이의 대답이 불만스럽다는 듯이 엉뚱이를 노려보았습니다."제 눈은 둘인데요"
하자 선생님은 더욱 화가 나서 탁자를 '탁'치시며
"이 녀석아, 눈이 얼마냐고?"
"예? 제 눈은 팔 생각이 없는데요. 눈이 없으면 학교엔 어떻게 다녀요?"
선생님은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어찌할 줄을 몰라 하시다가
"으이구, 안 되겠어. 반장이 엉뚱이에게 저것을 읽어 줘라"
반장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엉뚱이를 쳐다보더니
"나도 잘 몰라"하였습니다. 엉뚱이는 반장이 모른다고 하니 그제서야 기분이 좋아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보더니
"선생님, 보세요. 반장도 '잘 모르겠다'고 하잖아요"
"?!?"
우리는 보통 '애매모호하다'는 말을 합해서 '불분명하다'는 뜻으로 사용하지만, 논리학에서는 이두가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먼저 '애매하다'는 것은 어떤 단어나 문장이 두가지 이상의 뜻으로 해석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밤', '사과'같은 단어가 그 예입니다.
'모호하다'는 말은 단어나 문장의 뜻이 지시하는 것이 분명치 않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키가크다'는 말은 정확히 몇㎝이상을 가리키는 말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졸다가 갑작스레 질문을 받은 엉뚱이는 '눈이 몇이니?'라는 말은 눈이 '몇개'인지를 묻는 말로, '눈이 얼마냐?'는 말은 눈의 '값'이 얼마냐라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이것은 말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공부 잘 했네'라는 말도 그 말이 사용되는 상황에 따라 뜻이 달라집니다. 공부 잘해서 우등상을탄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그것은 칭찬의 뜻이 됩니다. 그런데 공부를 못해서 꼴찌를 한 학생에게 아버지가 그런 말을 했다면 그것은 꾸중의 뜻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말의 뜻은 그 말이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고 있는가를 파악해야 정확히 이해됩니다. 동시나 동화에서와 같이 자신이 느낀 감정을 표현하고 그 비슷한 감정을 다른 사람도 느끼게 하려는글에서는 애매하거나 모호한 말이 글의 매력을 더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보 전달이나 자신의 주장을 펴기 위해서는 정확한 언어의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이렇게도 해석되고, 저렇게도 해석되는 글이나 말은 결코 논리적일 수 없으며, 논리가 없는 주장이나 판단은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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