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KF16사고 철저 규명을

나라가 어지러우니까 별의 별 일들이 터지고 있다. 그중 우리 국방.안보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했던 '차세대 전투기(KF16)'가 엔진결함으로 한달열흘사이 2대나 추락해 방위력손실은 물론 군(軍)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어려운 경제환경에도 불구, 상당액의 국방비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실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원래 KF16기(機)는 미국기종인 F16을 한국화한 전투기로 주요부품을 미국측 제조회사로 부터 공급받아 우리나라 삼성항공이 조립해온 것이다. 노태우정부때 우리공군의 주력기를 F18로 하느냐,F16으로 하느냐, 논란이 많았으며 당시 공군의 주요참모들은 F18을 선호했으나 국방장관과 대통령에 의해 F16으로 결정돼 정치자금 또는 거액의 리베이트설이 나돌기도 했다. F18로 잠정결정된기종이 F16으로 뒤집어진데 대해 국민들은 상당한 의혹을 표시했으나 국회서 잠시 논란을 벌이다 흐지부지해버려 진상은 덮여지고 만 것이다.

이렇게 당초부터 말썽을 빚은 KF16기는 끝내 두차례나 비행중 추락함으로써 원인규명과 함께책임소재도 꼭 밝혀야 할 계제가 된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막대한 국방예산에 대해 그것이 '안보'를 위한 것이기에 말없이 지켜봐온 것인데 이처럼 결함이 드러나 연습비행마저 중단해야 할사태를 맞은데 대해 분노를 넘어 허탈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의 무장공비침투나 휴전협정위반사건이 터질때마다 장비문제를 거론해왔고 이에따라KF16기와 같은 첨단공군기종을 확보함으로써 제공권장악은 물론 북의 크고 작은 도발을 억지(抑止)하는 힘도 발휘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비행도중 엔진이 꺼져 추락하는 일이 잇달아 터진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측의 안보태세를 세밀히 살피고 있을 북한이 우리 전력손실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걱정이다.

KF16이전 F16의 한반도 실전(實戰)배치(76년)부터 20여년동안 이 기종의 사고는 2백30건이나 된다고 하니 엔진결함뿐아니라 항법장치.무기탑재.레이다장비등 전반적인 기기(機器)점검이 시급해진 것이다.

부품공급회사와 우리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기 앞서 진상규명에 성의를 다해주기 바란다. 책임소재에 따라 보상문제등 엄청난 이해관계가 걸려있지만 우선은 사고원인규명이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KF16기 처리과정을 국민들은 예의주시할 것이다. 어물어물하지 말고 미국제조회사측이나조립책임이 있는 삼성항공에서 성실한 경위조사.대책등을 내놓기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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