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두 발로 뛰지만 그들은 두 팔을 열심히 내둘렀다. 제6회 대구 장애인 마라톤대회가 열린5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두류운동장 축구장. 탁 트인 가을하늘 아래 전국에서 모인 2백여명의 지체장애인들이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종목은 21㎞와 5㎞ 두 종목. 출발선에 선 선수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문희갑 대구시장이 쏘아 올린 출발신호. 21㎞종목의 경주용 휠체어를 탄 18명의 선수들과 5㎞ 일반휠체어 선수들의 두 팔은 동시에 큰 동그라미를 그렸다.
21㎞는 두류축구장-서부정류장-본리네거리-남대구IC-계명대 동문까지 갔다 돌아오는 하프(Half)마라톤. 마라톤 경험이 많아서인지 21㎞종목 대부분의 선수들은 30분만에 반환점인 계명대 동문에 다다랐다.
안타까웠던 것은 5㎞ 선수들. 경험부족에다 휠체어 점검을 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아 출발선에서부터 기권이 속출했다. 출발하자마자 "힘들어 못하겠다"며 돌아오는 선수, 휠체어바퀴의 바람이빠진 것도 모르고 출발하다 "왜 안 가지"하며 갸우뚱 하는 40대 아주머니 선수.하지만 길가에 늘어선 시민들의 함성, 그리고 교통통제때문에 마냥 기다리고 서 있으면서도 불평한마디 않고 박수를 보내는 운전자들의 응원은 장애를 딛고 내닫는 선수들에게 더없는 힘이 됐다.
58분 39초의 기록으로 21㎞우승을 차지한 조항덕씨(31·경북 구미시)는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커지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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