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자음악 테크노 국내 선전포고 임박

유럽의 테크노음악(Techno Music)은 미국 공습에 이어 한국에도 상륙할 것인가?영국출신의 테크노 밴드 '프로디지'가 지난 5월 미국순회공연을 시작했을 때 현지 언론들은 '테크노의 미국 공습'을 대서특필했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디지는 빌보드 차트를 '점령'했고 그들의미국 진출은 '비틀즈의 미국 상륙'에 비견되고 있다. 지금까지 팝시장에서 록음악의 대안으로 맹위를 떨치던 얼터니티브 록. 이제 그 차세대 주자가 '테크노'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기타, 드럼 등 인간의 실제 연주를 가능한한 배제한 채 신시사이저, 리듬 머신 같은 기계로 만들어내는 싸늘한 전자음악 '테크노'. 이제 이 '20세기말 음악'의 한국정복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있다.

토양은 충분하다. 테크노의 지류라 할 수 있는 '트립합', '하우스', '레이브' 등은 국내 가수들이이미 앞다퉈 소개한 바 있다. 대부분 테크노의 일부분을 빌린 '댄스음악'이라는 점에서 한계는 있지만 국내 가요팬들에게 '테크노'는 이미 낯선 단어가 아니다. 국내에 본격적인 테크노를 선보인것은 지난해 10월 신해철과 윤상이 만든 프로젝트 앨범 '노 댄스'. 역시 완전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25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대중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올해 들어 테크노의 열풍은 더욱 거세다. 국내 팬들은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통해 프로디지와 함께 테크노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언더월드'의 음악을 접할 기회를 가졌다. 'U2'의 'POP', 에릭클랩턴의 'Retail Therapy', 데이비드 보위의 'Earthling' 등 국내에서 인기있는 팝의 거물들이 최근 발표한 앨범도 모두 테크노 음악. 국내에서는 '주주클럽'이 2집 앨범 일부 수록곡을 테크노로꾸민 데 이어 솔로로 독립한 '삐삐밴드'의 이윤정이 국내최초로 완전한 테크노 앨범 '진화'를 내놔 본격적인 테크노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무한대로 자유로운 음의 변조를 실험하는 테크노 음악. 신자유주의, 해체의 시대를 노래하는 테크노의 물결 안에 우리는 이미 들어와 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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