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형형색색 물든 단풍이 낙엽되어 떨어지고 있다. 한권의 책이나 시집을 들고 문학기행을떠나기에 좋은 계절이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자녀들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길러주고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넓혀줄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휴일 우리나라 시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던 시인 이육사, 조지훈, 오일도의 생가를 찾아보자.대구에서 안동시내를 거쳐 도산서원~이육사생가~청량산~영양군 일월면~조지훈생가~영양읍~오일도생가 코스로 당일에 다녀올수 있다.
◈이육사의 고향 원천리
"내고장 칠원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881. '청포도' 작가로 유명한 항일 민족시인 육사 이활(陸史 李活.1904~1944)이 태어난 곳이다. 원천리는 기암괴석의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분지로 된 들판사이로 낙동강이 흘러 지나가는 산자수명한 마을이다. 원천리는 이육사가 이국땅에서 늘 그리워하고 꿈꾸던 광복의 염원이 서린 마음의 본향이었다.
중국 북경 감옥에서 마흔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그의 유해는 원천리 뒷산 낙동강을 굽어보는 양지바른 곳에 잠들어 있다. 생가터에는 계란모양으로 큼직하게 조각한 흰돌 위에 이육사의 대표작인 '청포도'가 새겨진 시비가 서 있다.
◈조지훈생가 주실마을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201. 주실마을로 더 잘 알려진 이곳에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靑鹿派)시인으로 해방이후 우리나라 시문학을 주도했던 지훈 조동탁(芝薰 趙東卓.1920~1968)의생가가 자리잡고 있다. 한양 조씨 집성촌인 주곡리 입구 느티나무 숲 속에는 조지훈의 문하생들이 지난82년에 세운 시비가 서 있고 시비에는 '빛을 찾아가는 길'이 새겨져 있다.조지훈의 사촌 동생 조동창씨 소유로 된 생가에는 널따란 전용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며 한국문인협회에서 세운 '한국현대문학징표'가 조지훈의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63년 복원된 생가는 이지방 주택의 전형적인 형태인 口자형이며 정면.측면 모두 7칸으로, 서쪽 1칸에 조지훈의 태실이 있다. 이 태실에서는 한말 의병장 조승기, 한국전쟁때 인민군에 항거하다 장렬하게 자결한 조부 조인석 등이 태어났다.
◈오일도생가 감천리
조지훈과 함께 영양이 낳은 시인 일도 오희병(一島 吳熙秉.1901~1946)의 생가는 영양군 영양읍 감천리780. 오일도의 생가는 대지 3백평 위에 지어진 44칸짜리 기와집으로 한때 위풍을 자랑한 고가다. 낙안 오씨들이 터를 잡으면서 마을 밖에 팠다는 샘의 물맛이 그지없이 달았다 하여 감천이라 이름 지어진 이 마을은 영양군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영양읍으로 가는 길목에는 '저녁 놀'이새겨진 오일도의 시비가 반변천을 굽어보는 언덕위에 서 있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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