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YS-JP 청와대 회동

3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만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대선후보의 짐을벗어던진 탓인지 대통령과 흉금을 털어 놓는 대화를 나눴다.

오전 8시부터 1시간 10여분동안 계속된 이날 회동에서 김대통령과 김총재는 공정한 선거관리와안보문제에 대해 집중논의했다고 김총재가 이날 밝혔다. 우선 김총재는 김대통령을 상대로 "더이상 자신의 후계자를 당선시키겠다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히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당부했다. 김대통령 역시 다른 후보들과의 만남에서 강조한 것과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관리다운 관리를 해서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자신의 탈당과 관련해서는 "탈당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비쳤다"고 김총재가 말했다.

또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김대통령이 특히 최근의 무장간첩 침투 징후를 거론하면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김총재 역시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소홀해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김총재는 특히 내각제 개헌을 위해 대통령에게 매달리던 종전의 자신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불참 예정이었던 이날 청와대 회동을 받아들인 것도 이같은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DJP단일화가 성사된 마당에 이를 김대통령에게 통고하는성격도 강하다고 볼수 있다.

김총재는 또 이자리에서 김대통령을 상대로 현 경제위기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밝혔다. 대기업의잇단 부도, 증시불안, 외환위기 등 경제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금융실명제 폐지를 포함해경제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으며 김대통령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DJP단일화와 관련해 김총재가 "여러가지 생각끝에 선택하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하자 김대통령은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김총재는 그러나 40여년간의 정치역정을 같이 해 온 김대통령과 함께 이날 "갈라 서더라도 우정만은 변치말자"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회동은 조홍래정무수석도 잠시 배석했다 회동초반에 빠져나가 사실상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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