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영수회담 대화록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21일 저녁 7시30분부터 청와대에서 2시간반동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와 조순(趙淳)총재,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등과 5자회담을갖고 외환위기 등 경제난국 타개방안을 협의했다. 다음은 대화내용.

▨IMF자금활용방안

▲김대통령=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이런 경제난국이 초래된데 대해 충분히 책임을 느끼고 있다.외환위기가 심각하다. 금융외환시장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자금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 적극 협조해달라.

▲조총재=IMF지원을 받기로 한 것은 옳은 방향이다. 그동안 정부가 IMF지원을 받는 것이 잘못된 것 같은 인상을 주었는데 그렇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후보=IMF지원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안받는다고 공언하다가 이제 지원받는다니까 국민들이 자존심이 상했고 불만이 크다.

▲김후보=IMF는 제국주의자도 아니고 좋은 국제협력기구이다. 85년 우리가 IMF를 졸업했다고했지만 당시 IMF의 충고와 방향제시는 우리 경제체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 박총재=정부는 지금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가능한한 모든 정보를 정확히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사실대로 공개 안하니 해외기관이나 국민들이 의혹을 갖는다.

▨금융개혁법안

▲김대통령=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13개 금융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

▲이후보=금융개혁법안에 대한 정부의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 야당도 토론에조차 나오지 않으려했다. 우리도 일방적 통과는 안한다는 입장이다.

▲김후보=이번 금융개혁은 관주도적 경향이 있다. 빨리 국회를 열어 11개법안을 순리대로 풀어가되 한은법 등 2개 쟁점법안은 선거후에 논의하는 게 좋겠다.

▨APEC정상회의

▲김대통령=이번 APEC정상회의에서 주요국 정상들을 만나 그동안 우리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위해 취한 조치들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후보=APEC에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대통령이 어려울 때 꼭 나가야 되느냐는 것이다.

▲ 김후보=IMF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국가가 미국과 일본인데 두나라 정상을 만나는 것은 매우효과적이다. 안간다면 우리 외환위기가 아주 심각할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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