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르샤바의 굴복 독일 도르트문트서 초연

1970년 바르샤바 유태인지구. 나치 독일에 의해 학살당한 유태인들을 위해 헌화한 빌리 브란트독일 총리는 갑자기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만행을 사죄하려는 듯 두 손을 모았다.그로부터 27년이 흐른 지금 브란트는 갔지만 그의 감동어린 제스처는 오페라로 되살아났다. 브란트를 기리는 오페라 '바르샤바의 굴복'이 최근 독일 도르트문트 무대에서 초연을 가진 것.음악과 노래로 엮은 새로운 유형의 전기물인 이 두시간짜리 오페라는 도르트문트 오페라하우스의존 듀가 구상했고 곡은 동독출신 작곡가 게르하르트 로젠펠트가, 대본은 브란트의 바르샤바 유태인위령비 방문 3일뒤 출생한 필립 코흐하임이 각각 맡았다.

쿠바인 어머니와 영국 외교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존 듀는 "독일인들은 근세사 때문에 영웅주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으나 이 오페라는 독일인들을 브란트와 같은 과거 모델들에접목시키려 시도했다"고 말했다.

첫날 공연에는 브란트의 '오스트폴리티크(동방정책)'의 기안자 에곤 바르(75)가 객석에 앉아 자신의 역으로 분장한 하인츠 발테스의 노래와 연기를 지켜봤다. 브란트 총리는 동유럽과의 화해를모색한 동방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탔다.

브란트의 오른팔이었던 바르는 "빌리가 살아있다면 동독출신 작곡가가 오페라곡을 쓴 사실에 기뻐할 것"이라 말했다.

군인들이 헌화를 한후 브란트가 땅에 엎드리자 주위가 숙연해졌다고 회상한 바 있는 바르는 오페라에서도 이 장면이 똑같이 극적으로 묘사됐다고 논평했다.

브란트의 사회민주당 당원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으나 브란트의 미망인 루트, 74년 5월 브란트의 정치적 실각을 가져온 동독 스파이 귄터 기욤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페라는 브란트가 히틀러의 게슈타포를 피해 노르웨이로 탈출한 시점부터 74년 사임할 때까지를그리고 있다.

〈金辰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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