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화물차 운전자의 하소연

11t 화물트럭 운전자 이종화씨(30.북구 태전동). 그는 요즘 7년 동안 묵묵히 잡아온 운전대를 놓고싶다. 불황과 IMF 파고에 밀려 든 유가와 도로통행료 인상 때문.

이씨 같은 화물 운송업자들이 휘청거릴 때면 물류산업은 물론 제조업 화물알선업 중간거래업이영향을 받을 건 불보듯 뻔하다.

이씨는 이른 새벽 대구를 출발, 울산에서 12t 가량의 화물을 싣고 7시간을 달려 수도권 지역 각업체에 짐을 부린다. 타산을 맞추기 위해 화물트럭 정량을 1t정도 초과하는 것은 기본. 화물 운송을 한번 끝내는데 꼬박 이틀이 걸린다.

트럭으로 울산~수도권을 한차례 왕복 운행하는데 필요한 경유량은 3백30ℓ를 조금 넘는다. 경유값도 꾸준히 올라 올초 ℓ당 3백50원에서 현재 1백원이 오른 4백50원 정도. 한번 왕복에 기름값만15만원이 든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또 왕복 5만원. 이틀 식비도 2만~3만원.

이씨가 화물 1회 운송비로 받는 30만원에서 기름값과 통행료 등을 빼면 월수입은 1백2만원에서 1백20만원 사이.

내년에 기름값과 통행료가 모두 오른다는 소문이 나돌자, 요즘 관련업계가 술렁인다. 화물 알선업체들이 운송비로 3개월짜리 어음을 2개월 정도 늘려 지급하겠다는 엄포에도 속수무책이다. 대신화물트럭 운전자들은 운송료가 동일한 수도권 지역 중 경기도 평택 등 근거리를 선호하고 파주포천 등지 원거리 운행을 꺼린다.

"기름값이 앞으로 ℓ당 1백원 가량 더 오르면 누가 장거리 화물운송을 하겠습니까"IMF의 찬바람이 아무도 걱정해 주지 않는 가운데 물류업계에도 여지없이 파고 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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