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도.실직.감원공포.불안감, 신경정신과 환자 는다

부도 실직 주가폭락 금융시장 혼란 등 최악의 경제난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신경정신과 병·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자살이 속출하는 등 사회 전체가 공황증상을 보이고 있다.한 의원의 경우 경기불황 관련 환자상담이 2~3년전만 해도 거의 없었으나 요즘은 일주일에 3~4명꼴에 이른다는 것.

건설업체를 부도내고 숨어다니다 우울증에 빠진 40대 초반의 ㄱ씨는 도피생활의 불안감과 친·인척에 피해를 줬다는 죄책감이 겹쳐 자살까지 생각하다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다. 개인사업을하던 ㄴ씨도 경영악화로 자살을 기도하는 등 우울증세를 보이다 치료받은 뒤 지금은 다른 업종에뛰어 들었다.

40대 중반 주부 ㄷ씨는 기업체 간부인 남편의 실직으로 우울증 환자가 됐다. 남편에게 충격을 주지 않으려 불안감을 겉으로 나타내지 못한 것이 속병이 돼 우울증에 빠졌다. 뒤늦게 부인의 병을안 남편이 찾아와 부인을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의사는 전했다.

수성구 범물동 신홍식신경정신과의원은 최근 주가폭락으로 손해를 본 30대 주부와 50대 남자의우울증을 치료했다. 또 증권회사에 다니는 30대 직원과 은행에 근무하는 20대 여성도 감원공포로인한 정신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신원장은 "경제난 관련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7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선 부도를 낸 40대 중소기업체 사장이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4일 대구시 북구 한 여관에선 2천만원의 채무를 고민하던 40대 남자가 극약을 마시고 숨진채 발견되는 등 부도로 인한 자살도 잇따르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최태진씨는 "경제난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가족 등 주위사람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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