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후보 고향 대선 전일 표정

*예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고향인 충남 예산은 투표일을 하루 앞둔 17일, 외견상 이렇다 할 움직임 없이 조용하다.

이는 이후보가 예산에 선산이 있고 친척들이 일부 있지만 고향을 떠난 지 오래돼이곳 주민들과 직접으로 접촉할 기회가 적었던 데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등 경제사정이 어려워 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그러나 한나라당 현지 지구당에는 정당 관계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등 바쁜 모습이며 KBS, MBC, SBS 방송 관계자들도 선거일 현지표정을 송출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이와 함께 일부 국내 중앙지와 지방 일간지도 이날 오후나 18일 중 사진 및 취재기자를 파견, 현지의 분위기를 취재하고 이후보 당락이후의 분위기 취재 등에 대비하고 있다.

주민 김성현씨(54.예산읍 신양리)는 "당선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부터 김칫국만 마실 수 없다"며 "조용히 선거를 맞자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이후보와 10촌이라는 이회운씨(58.군의원)는 "충청도 정서상 드러내 놓고 내색은 하지 않지만 많은 주민들이 '충청도대통령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묻고 있다"는 말로기대감을 표시했다.

예산에 있는 전주 이씨 종친회에서는 이후보가 당선될 때에 대비해 드러내지 않는가운데 당선축하 플래카드와 현수막 등을 준비해 놓고 경사가 있기를 잔뜩 고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의도

육지의 거센 선거바람과는 달리 서남해안의 외딴 도서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는 외지인들이 다소 북적거릴 뿐 이렇다 할 선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의 고향인 하의도 주민들의 일상은 선거 하루전인 17일이라고 해서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농한기를 맞은 이곳 주민들은 가랑비가 내리고 날씨가 쌀쌀해지자 외출을 삼간 채 집에서 쉬고 있어 마을 거리에도 인적이 드물다.

하의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대리 노인당에는 노인 10여명이 장기를 두면서 시국담을 나누고 있는 정도다.이런 가운데서도 내외신 취재진을 맞는 면사무소 공무원들과 KBS, MBC, SBS 등에서 파견된 방송 중계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하루 2차례 여객선이 접안하면 취재차 하의도를 찾는 언론인과 외지에 나갔다 투표를 위해 돌아오는 섬주민들로 마을이 다소 북적이고 있다.

김후보의 장조카인 김홍선씨(37)의 집은 오가며 한번씩 들러 안부를 묻는 마을주민과 언론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어서 요즘 사람들의 발길이 빈번하다.

특히 선거일이 임박한 16일 이후에는 농사일을 마친 뒤 목포나 광주, 서울 등 도시에 있는 자녀들 집에 묵고 있던 노년층들의 귀향이 줄을 잇고 있다.

김예택 하의면장(59)은 "대선 때면 약 4백명의 주민들이 주소지인 섬으로 다시 들어왔다가 투표를 하고 다시 나간다"며 "평소 50~60명에 불과한 여객선 승객들이 최근 2~3배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동주씨(79.하의면 대리)는 "목포 큰 아들집에2개월 정도 있다가 투표하기위해 돌아왔다"며 "그동안 비워놓았던 집안도 청소하고며칠 쉬었다 다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논산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의 고향인 충남 논산지역은 특별한 움직임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선거일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이인제후보의 맏형 덕제씨가 운영하는 양복점에는 이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와 당원들이 찾아 이후보의 친족들을 격려했으며 국민신당 논산지구당 당원들도막판 세몰이에 주력했다.

또 이덕제씨의 가게와 집에는 이날 하루동안 노모와 함께 살고 있는 집의 위치와가족관계를 묻는 취재진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이씨는 "아침부터 각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며 "언론의편파보도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당선을 예측할 수 없지 않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이규씨(30.논산시 연산면)는 "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에서 이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논산에서 만큼은 이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언론사의 편파보도로 주민들이 더욱 단합이 잘되고 있다"고 말해 선거를 앞둔논산지역의 정서를 드러냈다.

이인제후보의 고향인 연산면과 이후보의 부인 김은숙씨의 고향인 은진면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논산에서도 대통령을 만들어 보자"라며 18일 투표에마을 주민이 단결할 것을 결의하는 등 뜻을 모았다.

한편 국민신당 논산지구당측은 18일 각 언론사 대선취재팀이 이후보의 고향집으로몰리것에 대비 고향집의 약도를 그린 홍보물을 마련, 논산을 방문하는 취재진에게나눠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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