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을 온통 뒤덮었던 먹구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성큼 다가선 98년. 곳곳에서 아우성 소리가 끊이질 않지만 그 속에서도 불황을 모른채 세계속으로 도약을 구가하는 뚝심기업이 있다.대구시 달서구 갈산동 성서공단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새한공업(사장 정재영·39). 1백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중소 '못' 생산 공장이다. 흔히 경쟁력없는 사양산업 쯤으로 여길만한 업종. 하지만이곳에서는 국내산업 기반을 뿌리채 흔드는 IMF라는 단어가 낯설기만 하다. 97년도 수출액 2천만달러. 수십종에 이르는 특수못. 후발국의 도전을 물리치고 20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수출 시장. 못하나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새한의 명성을 대신하는 말들이다. "동종 업체들이 경쟁적으로업종 전환과 기업 확장에 나설때 경영문외한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오직 못에만 집착했습니다.결국 이것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수 있는 바탕이 됐죠".
부친의 대를 이어 15년째 새한의 운영을 맡고 있는 정 사장의 경영관은 간단하다. 신제품이 나왔다하면 세계 어느 곳이라도 달려가는 열정과 끈기가 전부다.
지난 76년 50여명의 종업원이 실패를 거듭하며 만든 수제품 못으로 수십만달러를 간신히 수출할때나, 완전 기계화를 이룬 지금이나 이러한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물론 최근의 위기에서 새한만이예외는 아니다. 국내 시장에서 받은 어음이 줄줄이 휴지조각으로변하거나 원자재 가격 폭등등 어느것 하나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전체 물량의 80%%를 차지하는수출로 국내 시장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부도난 원화를 달러로 메워나가는 셈."솔직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 내수 판매는 하면 할수록 부도 어음이 늘어나 손해를 입게 됩니다.그러나 혼자 살자고 거래 업체를 죽일수는 없는 일이죠". 위기 극복이라는 한마디로 종업원을 실직자로 만드는 우리 기업의 현주소·새해 아침 평범하지만 정도를 걷는 정사장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李宰協·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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