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새해 벽두부터 아시아 경제위기를 틈타 도쿄·싱가포르·홍콩 등을 위협하면서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금융중심지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호주의 하워드 총리는 최근 새로운 1천년을 맞이하는 21세기 경제·산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성장을 위한 투자'로 명명된 이 청사진은 올해부터 4년동안 12억호주달러(미화 8억달러)를 투입, 기술혁신·국내외 투자의 촉진 등을 통해 산업기반을 다지고 이를 발판으로 수출의 지속적 증대·정보화시대 무역이익 극대화, 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금융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호주가 이같은 야심만만한 청사진을 제시할수 있는 것은 20년래 가장 안정된 경제지표 때문. 지난83년 5.5%%였던 인플레이션율이 지금은 1%%대로 떨어졌고 이자율은 6%%대로 안정돼 있다. 정부예산은 흑자를 보이고 있으며 2000년엔 흑자폭이 GDP의 1.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또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지난 96년 1.7%%에서 지난해에는 2.2%%로 개선됐고 실업률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건전한 경제기반때문에 호주는 아시아경제위기의 태풍으로부터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 96년 12월말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말 현재 도쿄·싱가포르·홍콩·시드니의 주가지수 변동을 비교해 보면 아시아경제위기의 여파로 도쿄 니케이지수 -23.6%%,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 공업주 평균지수 -29.5%%, 홍콩 항생지수 -22.8%% 각각 폭락했으나 시드니 종합주가지수는6.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의 시가총액에 있어서도 호주 시드니는 지난해 12월말 현재2천8억달러로 도쿄 2조1천억달러, 홍콩 3천7백억달러에는 못미치지만 싱가포르의 1천2백억달러를훨씬 넘어섰다.
호주 재무장관 피터 코스텔로는 최근 "아시아의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아시아태평양의 중심, 특히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다"라며 이번 하워드 총리의 21세기 호주발전 청사진의적절성을 강조했다. 이에따라 호주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을 활성화하기위해 원천과세 면제 이자액을 확대하는 한편 인베스트 오트레일리아(Invest Australia)라는 투자유인 기구를 설립, 외국들의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또 미국의 해외투자기금(FIF)투자에대해 면세키로 하는 등 금융중심지로의도약을 위한 세부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하워드총리의 청사진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언론과 의회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만능'이라는 '신기루'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공격하고 나섰다.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정부가 어디에얼마를 투입하느냐'가 아니라 '조세·노동시장 등에 대한 광범위한 구조개혁'이라는 것. 또 다른비판은 하워드 내각에 대한 지지도 하락과 총리의 리더쉽 부족에대한 여론이 점증하는 가운데 발표된 '인기만회용'이라는 시각이다.
아시아 경제위기는 새해 들어 갈수록 기세를 더해가고 있고 미국도 불똥이 전세계로 번지는 것을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가 아시아 경제위기의 태풍권에서 언제까지 벗어나있을 수 있는가가 하워드 총리 21세기 호주 청사진의 성패를 가름할 첫번째 시금석이 될 것이다.〈金大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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