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이었다. 일요일만 되면 늦잠을 자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그날은 어디서 상쾌한 아침 바람이 불어 잠을 깨고 말았다. 어머니께서 창문을 열어 놓으신 것이었다.
나는 창 밖을 보고
"야! 눈이 왔다"
큰 소리로 외쳤다.
"눈이 어디에 왔단 말이냐? 서리가 내렸잖니"
나는 눈을 한번 비비고 다시 밖을 내다 보았다.
"어, 정말. 눈이 아니잖아"
눈이 오기엔 아직 이른 시기이다.
어머니께서 정성드려 가꾼 밭에 서리가 새하얗게 내렸다.
"엄마, 왜 그러세요?"
무를 보며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어머니께서는 말씀하셨다.
"벌써 서리가 내리니 다음 주에 무반찬을 하려고 했는데 무에 바람이 들어가 못먹게 되었구나"어머니 말씀을 듣고보니 서리가 보기에는 좋은 것 같은데 실제로는 피해를 준다는 걸 알았다.모든 식물이 서리를 맞고 꽁꽁 얼어있는 모습을 보고 나는 얼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같아 얼음나라에 온 것같다는 동화같은 생각을 했었다.
학교갈 때쯤에도 서리가 남아 있는데 마루에 있는 서리를 손가락으로 살짝 긁어 본다. 손가락은얼얼하지만 서리가 묻어있는 손가락을 바로 눈앞에 대고보면 값비싼 보석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서리내린 아침길을 걸으면 손도 시렵고 발도 시렵고 귀와 볼도 싸늘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봄같이 따뜻하고 평화롭다.
까치 한마리가 감나무에 앉아 노래하고 있었다. 내 마음을 아는 것처럼.
전유진 (예천 용궁초교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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