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외채협상 타결후의 각오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린 뉴욕외채협상이 당초 채권외국 금융기관들이 내놓은 조건보다 훨씬 유리하게 타결돼 일단 만족스런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단기외채상환문제로 위기에몰려있던 우리의 입장이 한숨을 돌릴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고 고(高)환율·고(高)금리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국내금융시장도 차츰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타결된 내용을 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채 2백40억달러를 정부지급보증하에 1년, 2년, 3년등 3종류의 중장기채로 전환하면서 적용금리를 당초 우려했던 두자리수에서 평균 8.1%%로 낮췄다는 것은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1년만기 7.85%%, 2년만기 8.1%%, 3년만기가 8.35%%로 조정됐고 그것도 6개월 경과후부터 우리 금융기관의 조기상환인 가능한 콜옵션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은성공적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다소 만족스럽게 타결됐다해도 우리의 외환위기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제해결을 위한 첫단추를 끼운데 불과하고 우리가 외채부담의 고통에서 벗어날때까지 결코 안심할수 없는 숱한 위험과 시련이 남아있음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평균 8.1%%의 금리로 추산하면 우리의 총외채 1천5백여억달러의 이자만 해도 연 1백2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수출증대 등을 통해 경상수지흑자를 한껏 높인다 해도 이자조차 갚기 어렵다. 다만 우리가 기대를 걸수 있는것은 6개월이후 우리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지면 금리가 낮은 유리한 조건의 돈을 빌려 고금리외채를 갚아나가는 외채구조의 개선뿐이다.

따라서 이번 협상이 당초 채권금융기관들의 요구에 비해 좋은 조건으로 타결됐을뿐이지 우리의지불능력에는 매우 부담스럽다. 지금부터 외채구조개선을 위한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노력이 빠른시간내에 성과를 얻지 못하면 여전히 외환위기속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기외채의 상환을 연장받은 기간내에 기업과 정부를 비롯한 사회전반의 경쟁력이 살아날수 있는 전반적 구조조정과 개혁작업이 철저하고 신속하게 추진될 때 우리의 대외신인도는 높아질 것이다.이번 협상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것도 IMF구제금융지원개시후 IMF의 조건들을 성실하게 이행한데 따른 것이란 평가를 얻고 있는 사실에서 우리사회의 구조조정개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실감할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대기업의 개혁, 노사정의 합의문제, 정치권의 구조조정등 근본적 개혁과제들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남아있다. 이번 협상결과를 계기로 다시한번 개혁에대한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각자가 자기 희생의 자세를 가지고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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