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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말이 있다'는 속담이 있지만 요즘 세상엔 하도 그런 일이 많아 공감(共感)이 덜한 느낌도 든다. 잘못한 사람도 물론 자기 변명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진실로 잘못을 통감한다면 변명보다는 참회가 앞서야 한다. 그런 다음에 사죄의 말이외엔 유구무언(有口無言)의 태도를 보이는게 피해자나 주위의 동정이라도 살수 있을것이다. ▲외환위기의 정책적 책임문제에 대해줄곧 침묵하고 있던 김영삼대통령이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 재경원과 한은의 책임회피성 발언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그러나 측근이 전하는 환란(換亂)책임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소회는 "어떤 공직자가 나라를 생각하지 고의로 임무를 태만히 했겠느냐" "정책판단의 실수를 탓하더라도 동기까지 불순하게 보지말아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외환특감이 진행중이고 청문회도 조만간 열릴 상황에서 나온 그의 말은 감봉·실직·물가고에 허덕이는 국민에겐 선뜻 공감을 주지못한다.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 있다는 말은 포괄적 국정책임으로 보아 새삼스런 발언이고불순한 동기여부는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도탄에 빠진 국민들에게 공직자의 잘못을 단순실수로만 졍牝遮 호소도 염치있는 말로 들릴지. ▲김대통령이 이 시기에 책임문제를 거론한다면 변명성 발언보다 참회성 발언이라야 할 것이고 그것이 사죄와 반성의 자세가 묻어나는 것이라야하지 않을까. 특히 "공직자의 실수"를 강변하기전에 감사나 청문회가 밝혀야할 환란초래의 과정을 먼저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김대통령의 "내탓" 발언은 아직도 국민의 고통과 비탄(悲嘆)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모르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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