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국방송 공영성회복 경쟁

영국 방송가에도 '공영성 회복 경쟁'이 불붙었다.

방송개발원의 정보지 '방송 동향과 분석' 최신호에 따르면 영국의 대표적인 민영방송 ITV가 공영방송 BBC를 상대로 공영성 강화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 영국 방송가의 이런 상황은 공영성을강조하는 KBS1이 시청률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의 경쟁구도와 비슷해 방송전문가들은 영국 방송의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4년 시장점유율이 44.3%%까지 치솟았던 ITV는 그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케이블, 위성방송 등에서 폭주하는 상업적인 프로그램이 ITV가 설 자리를 점점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BBC는 꾸준하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ITV는 다른 상업방송과 대결하는 대신 공영방송인 BBC를 경쟁자로 선택했다. 눈앞의 재미를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공영 프로그램을 따라가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이에 따라 ITV는 그림 위주의 화려한 게임쇼 대신에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사실적인 프로그램 장르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주 비판받아 왔던 코미디도 내용을 수정하고, 월드컵을 겨냥한쇼 프로그램을 새로 기획하며 교양성이 강한 새 드라마도 방송할 예정이다.

ITV의 'BBC 따라잡기' 작전에 대해 정작 BBC는 여유만만하다. 궁극적으로 광고주의 구미를 맞춰야 하는 ITV가 공영방송 흉내만 낸다고 금새 시청률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방송3사가 모두 '공영성 회복'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국내상황과 마찬가지로 ITV가 BB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청자 전체의 이익에 맞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급선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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