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땅꼬마 금메달은 아버지의 영광

'시미즈의 금메달은 아버지 히토시가 만들었다'

'땅꼬마' 시미즈 히로야스(24)가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가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남자500m에서 이틀 연속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일본에 첫 금메달을 안겼을때 스탠드에서 아들의 자랑스런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쓰에코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아버지의 사진을 꺼내들고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1백61㎝, 몸무게 65㎏으로 도저히 빙상선수로는 보기 어려운 체격의 소유자인 시미즈가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덕이었다.

일본 스케이팅의 메카인 홋카이도 오비히로에서 태어난 시미즈는 3살때부터 스케이트화를 신기시작,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히토시의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아야만 했다.여름에는 롤러스케이트를 신겨 가며 훈련을 독려한 아버지는 시미즈가 자칫 꾀라도 피우면 구타를 일삼아 이웃사람들로부터 너무 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어릴적부터 반드시 일본식 나막신인 '게다'를 신겨 스모선수들이 하는 방식으로 허벅지근육을 키움으로써 후일 아들이 짧은 다리를 갖고도 긴 보폭의 스케이팅을 구사할수있게 만들었다.그러나 시미즈에 대한 아버지의 열망은 한이 없었다.

시미즈의 초등학교 졸업무렵 히토시는 위암으로 투병중이었지만 병원으로 찾아온 아들에게 "네가지금 있을 곳은 병원이 아닌 얼음판"이라고 단호하게 내쫓았다.

이러한 엄명때문에 아버지의 장례식날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얼음판을 지쳐야했던 시미즈는 "너는체격이 작은 만큼 남들보다 두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아버지의 충고를 한시도 잊은 적이없다.

지독한 연습벌레인 시미즈는 일본대학에 입학한 뒤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 94-95월드컵시리즈에서무려 6차례나 500m 1위를 차지했고 96년 캘거리 대회에서는 35초39의 성적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이번 대회를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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