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면의 껍질 벗고 1인3역 "척척"

변정자씨(56·대구시 달서구 성당동)는 '고정관념의 벽'을 과감히 깨며 사는 사람이다. 그의 학력과 삶의 모습은 일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음악교육학박사이자 대학강사, 간호조무사, 주부… 남편이 의사이지만 우리사회 중류층에 필수적인(?) 승용차도 없고, 집안일도 변씨가 직접 다한다. IMF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춘(?) 주부라고나 할까.

"우리 모두 그토록 흥청망청 과소비를 했으니 어려운 시기가 닥칠 수밖에요"

계명대 음대와 미국 LA 웨스턴퍼시픽유니버시티를 졸업, 음악교육학 박사인 변씨는 지난 75년엔간호학원을 졸업,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간호사로서 남편의 사역을 훌륭하게 도왔던슈바이처박사의 부인을 본받아 그 자신도 의사인 남편(김홍석·서대구산부인과 원장)의 진정한 조력자가 되고자하는 마음에서였다. 모교인 계명대 음대에 출강, 음악교육학과 교회음악을 가르치는 한편 남편병원에서 줄곳 간호조무사로도 일해오고 있다. 덕분에 요즘처럼 심각한 IMF시대에이 병원에선 간호인력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5년전쯤부터는 아예 집의 승용차도 없앴고 파출부도 사용하지 않는다. 가끔씩 택시를 이용할 때도있지만 일반버스를 즐겨 타는 그는 이젠 습관이 돼서 불편한 줄도 모르겠다고. 그러면서도 수십억원짜리 건물을 타인을 위해 사용할만큼 남을 위한 삶에도 관심이 많다.

"체면의 껍질을 조금만 벗으면 돼요"처음엔 변씨를 이상하게 보던 주변사람들도 이젠 'IMF시대에본받아야할 사람'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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