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왕가위 작품 맞아

왕가위작품?

국내에도 엄청난 팬을 갖고 있는 왕가위가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 나선 첫영화 '첫사랑'의 개봉(21일)을 앞두고 "어디까지 왕가위작품이냐"라는 논란과 함께 왕가위소동이 일고 있다.삼성영상사업단이 수입한 이 영화는 왕가위가 제작하고, 갈민휘가 감독한 작품.평소 통용되는 영화가의 어법을 빌자면, '왕가위 영화'라기 보다는 '갈민휘 영화'다.

실제 이 영화를 보면 감독과 제작자가 누군지 금세 드러난다. 영화감독의 영화만들기에 대한 고백록과도 같은 이 영화에서 갈민휘감독은 "제작자인 왕가위가 자꾸 이렇게 영화를 만들라고 하지만나는…"이라고 엄살을 부리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러나 이미 거리 벽보판의 포스터나 잡지 광고에는 영화제목 아래 '왕가위작품'이라고 큰 글씨로씌어 있고, 잘 눈에 띄지 않게 작은 글씨로 '왕가위 감제(監製.제작이라는 뜻), 갈민휘 도연(導演.감독의 중국식 표현)'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영화팬들은 왕가위가 감독한 영화라고 지레 짐작하고 있는 형편.일반 관객과 언론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열린 시사회에 참석했던 관객중 상당수는 영화관람후"왕가위감독 영화가 아니잖아"라고 불평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비판여론을 의식, 영화홍보를 맡은 모인기획 정태진사장은 10일 코아아트홀 시사회에 앞서관객들을 대상으로 왕가위소동에 대한 해명을 하기까지 했다.

정사장은 "국내에서는 제작자가 돈이나 대는 사람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감독보다 제작자의 역할이 크다"면서 "왕가위가 음악, 촬영 등에 손을 많이 대 제작한 영화인 만큼 왕가위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변했다.

한 영화관계자는 "영화에서 왕가위의 색채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기존 왕가위감독 영화와는 다르다"면서 "왕가위 유명세를 빌려 관객을 현혹시키는 홍보전"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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