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뉴스메이커(17)-美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쏠린다. 세계 최고 영화상인 아카데미상 수상작 발표(3월23일)가 한달여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작 명단에 작품이 올라간 영화사들은 누가 영예의 오스카상을 차지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많은 영화팬들은 인터넷에 올려진공식·비공식 아카데미상 홈페이지에 올해 오스카상의 향방을 점치고 있다.

영화계 최대 뉴스인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단체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1927년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서 창립돼 1929년부터 전년도에 발표된 미국영화 및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영화를 대상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여해왔다.

올해로 70회째를 맞는 아카데미상 선정을 위해 5천여명의 아카데미 회원들은 지난달 작품 감독배우 등 24개 부문에 걸쳐 5배수의 후보를 뽑은데 이어 3월중순까지 최종 수상작을 투표로 결정하게 된다. 아카데미상의 전초전격인 골든 글로브상에 오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 커티스 핸슨 감독의 'LA컨피덴셜' 등이 이번 아카데미상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미식축구 챔피언전인 슈퍼볼에 이어 미국인들이 두번째로 가장 많이 보는 TV프로인 아카데미상시상식은 그야말로 하일라이트. 로스앤젤레스 쉬린 오디토리엄에서 ABC TV가 생중계하는 화려한 시상식 방송은 30초짜리 중간 광고가격이 무려 6억원이 넘을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수상작 결과뿐만 아니라 시상식 진행을 총지휘하는 프로듀서와 사회자, 출연진 등이 누구인지도초미의 관심사. 올해는 8번째 제작을 맡은 프로듀서 길버트 케이츠와 6번째 사회를 보게된 영화배우 빌리 크리스털의 진행아래 마돈나, 마틴 스코세지, 덴젤 워싱턴 등 유명인들이 대거 출연한다.이날 미국 31개 도시에서는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미국 오스카의 밤' 행사도 열려 미국 전역이영화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아카데미상 시상뿐만 아니라 이달의 우수영화를 선정, 상영하고 영화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등 영화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할리우드영화가 지나치게 상업성에 치중, 명작 기근현상이 심화되면서 아카데미상의 권위도 차츰 빛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상에서 할리우드 오락영화 대신 예술성있는 독립영화가 강세를 띠자 미 타임지는"할리우드 메이저사들이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 '예술적 파산상태'를 맞았다"고 꼬집었다. 제시 잭슨 미 목사는 "아카데미상에서 흑인 등 소수집단이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을 펴 미 영화계에 인종차별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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