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페미니즘적 분석-"직장가진 며느리는 못됐다?"

KBS극 '정 때문에' '살림만 하는 며느리는 착한 며느리, 직장생활하는 며느리는 못된 며느리?'.

우리나라의 TV드라마가 여전히 가부장적 권위주의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여성의 사회활동을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매스컴 연구회는 최근 KBS 인기드라마 '정 때문에'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유형을 분석한'페미니즘 관점의 드라마 분석'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큰며느리 '성주 에미'(이해숙 분)는 대표적인 '완전 종속형' 여성이다. 시청자들(특히 주부)은 가정의 화목을 이루는 긍정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지는 성주 에미를 자신과 동일시한다. 물론 그녀는 전업주부.

'완전 독립형'인 둘째며느리 '제제 에미'(전인화 분)는 정반대의 경우다. 정신적으로 남편과 동등하고 경제적 활동도 하는 제제 에미는 드라마 속에서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막내딸 은표(하희라 분)는 '경제적 종속형'. 똑똑하고 합리적인 은표의 직업이 프리랜서였고 출산을 위해 쉽게 직장을 쉴 수 있었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여성이 가질 수 있는 '합리적인 직업'의한계를 부각시켰다.

이밖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고 대신 과거에 자신을 버렸던 무능한 남편(현석 분)을 받아들이는 큰딸 금표(윤미라 분)는 '정신적 종속형'에 속한다.

여성매스컴 연구회는 드라마 속에서 '전통적 여성=바람직한 여성', '독립적 여성=문제를 만드는부정적 여성', '여성의 경제력=가정갈등 초래', '남성의 경제력=가정화목의 필수요인' 등 차별적인이미지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고 결론 짓고, 겉으로 보기에 상당히 나아진 것 같은 여성 등장인물들의 지위도 궁극적으로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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