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이름도 모르는 그 분을 한번만이라도 만나뵈었으면…"
전종숙씨(45.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와 아들 전영민(21), 영석군(19) 형제는 매달 은행통장계좌에 들어와 있는 10만원을 찾을 때마다 같은 말을 되뇌인다.
어릴 적 심한 류머티스관절염을 앓아 거동이 불편한 전씨와 '그 분'과의 인연은 8년전인 90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씨의 딱한 가정사정이 매일신문에 보도(90년11월30일자)되면서 많은 시민이 성금을 보냈으며 이 가운데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이 독지가의 10만원도 들어 있었다. 이 독지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전씨 가족에게매월 10만원을 송금하면서 철저히 자신을 숨겨오고 있다. 전씨 가족은 구청 공무원으로부터이 독지가가 영덕에 살고있다고만 전해들었을 뿐 전혀 아는 것이 없어 그저 '영덕 아저씨','후원자 아저씨'로 불러오고 있다.
'영덕 아저씨'의 10만원은 전씨 가족에게 재기의 빛이 되었다. 영민씨가 신문을 배달해 번돈과 구청 복지 지원금으로 근근이 생계를 꾸리던 처지라 경제적인 도움도 컸지만 무엇보다꿋꿋이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불러 일으켰다. 두 형제는 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으면서 병구완을 하는 한편 직접 밥을 짓고 빨래를 하며 착실히 성장해왔다. 영민씨는 2년전 고교를 졸업한후 피자전문점 종업원으로 일하며 열심히 내일을 설계하고 있다. 어머니 전씨도 지난해 8월부터 지체장애인협회 수성구지회에서 장애인 상담등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영덕 아저씨'는 91년 성탄절때 딱 한번 '열심히 살라'는 글이 담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을 뿐 그후 일체의 연락이 없었다. 송금자의 이름도 '영민'으로 하다가 금융실명제 이후에는 '김정희' '안해상'등 가명을 사용하는등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던 그가 최근 '영민군이 청년이 됐을테니 사정이 괜찮아졌다면 그만 돕고 다른 이를 돕고 싶다'며 간접적으로 연락을 전해왔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 전씨는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분의 도움으로의지를 갖고 살아왔고 자식들도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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